검사 결과를 확인했을 때 우리는 어떤 자세로 바라봐야 하는가?
많은 고객사에서 인성검사 리포트를 받아보시고 처음으로 하는 질문은 바로 이것이다.
"결과를 확인했을 때 어떤 부분은 FAIL이고 어떤 부분은 PASS인데, 뽑아야 하나요? 떨어뜨려야 하나요?"
물론 인성검사를 가지고 다음 전형으로의 당락에 대해서 판단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떤 부분에서 당락을 결정할지에 대한 고민이 선행되어야 한다.
오늘은 인성검사 점수에 대한 판정과 의미를 이야기해보자.
<인성검사의 결과 해석 및 의미>
우선 인성검사는 어떤 검사인지에 대한 짤막한 이해가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채용에서 사용하는 인성검사의 경우, 대부분 규준분포를 상정한 검사 점수를 산출하게 된다.
이는 인성검사에서 나타나는 점수가 상대방과의 점수 비교를 통해 응시자의 위치를 알려주는 점수라는 말이다. 점수 체계에 따라서 표준점수니, T점수니, 규준백분위점수니 이야기 하고 있지만, 결국 특정 집단에서의 비교 점수이다.
비교 점수라 하면 '너'와 '나'의 점수 차이가 중요하고, 전체 집단에서 '나'의 순위가 중요하다.
어떤 특성에 있어서 성과로 이어질만한 요소 혹은 문제가 될 요소를 확률적으로 계산한 점수인 것이다.
이러한 점수의 특성을 알고 나면, 해당 응시자의 점수는 취업지원자 100명 중 몇 번째 순위라는 걸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점수의 정확성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응시생이 100명 중 몇 번째인지 정확하게 알기 위해서는 두 가지 전제가 필요하다.
잘 측정하고 있는지와 100명의 순위가 적절한지이다.
잘 측정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해당 구인을 측정하는 문항과 검사의 길이가 주요한 요소일 것이고,
100명의 순위는 집단의 특성 즉, 비교집단이 동일한 집단인지에 대한 내용이다.
인성검사에 대한 이해와 표기되는 점수에 대한 이해가 이루어졌다면, 대부분의 검사 기관에서 제시하는 판단 기준에 대해서 살펴보자.
공통적으로 검사의 신뢰도, 단일검사의 판정, 응시자의 등급 이렇게 3가지는 모든 검사에서 제시하고 있다.
1. 인성검사의 신뢰도
- 검사 내 신뢰도 척도에서 FAIL이 나온 경우는 제공되는 모든 검사 결과를 신뢰할 수 없다고 할 수 있다.
검사 신뢰도는 크게 2가지 척도로 구별되는데, 사회적 바람직성 척도와 비일관성 척도이다.
- 사회적 바람직성 척도는 인상관리 척도, 거짓말 척도로도 불리는데, 예를 들면 "나는 일생을 살아가면서
길거리에 쓰레기를 버린 적이 없다" 와 같은 대부분이 한번쯤 혹은 그 이상 했었을 내용에 과도하게
잘 보이기 위해서 하는 거짓말 또는 꾸밈 정도를 측정하는 척도이다
- 비일관성 척도의 경우, 같은 내용에 있어서 여러 번 질문하거나 혹은 같은 내용을 반대로 질문하여
일관성 있게 응답하고 있는지의 여부를 판단한다.
- 결국, 검사 신뢰도에서 FAIL이 나온 경우라고 하면 이 두 가지 척도 중 하나 이상의 척도에서 문제가
발생된 상황을 말하며, 이로 인해 이하의 결과들을 신뢰할 수 없다는 해석을 하게 된다.
- 고객사 마다 의사결정 포인트가 다르긴 하지만, 재검사의 기회를 주는 경우도 있고, 그렇지 않다면
신뢰도에서 탈락시키는 경우도 있다. 이 때문에 모든 인성검사의 안내에는 솔직하고 일관되게 응시해달라
라는 말을 꼭 제시한다.
2. 단일 검사의 PASS, FAIL
- 인성검사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검사에는 판정이라는 요소가 들어간다. 검사를 통해 해당 인원의 능력
또는 성향을 파악한 뒤, 검사 목적에서 정한 기준을 넘는지 그렇지 못한지에 대한 정보이다.
검사마다 판정요소는 다르겠지만, 기본적으로 해당 응시자가 Fail, 즉, 탈락할 확률은 통계의 유의수준에
기반한다. 다시 말하면, 기본적인 모집단 분포(우리 회사의 입사 지원자를 대상으로 검사를 본다면,
모집단은 우리나라에서 취업을 준비하는 모든 사람이라 볼 수 있다)내 유의수준인 5% 이하의 인원을
말하고 있으며, 전체 인원 중 하위 5% 정도는 일반인과는 다른 성향을 가지고 있다고 판단할 수 있다.
- 일전에 링크드인에 누군가 이 내용에 대해서 글을 쓰신 걸 본적이 있다. 기업에서의 인성검사는 정답이
있는 검사라고 이야기하는데, 이는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맞는 부분은 어떻게든 기업에서 채용하고자 하는 인원에 대한 내용이 있다 라는 점이고,
틀린 부분은 답을 알 수 없기 때문에 답이 있다고 볼 수는 없다 는 점이다.
따라서 기업에서의 인성검사는 정답이 있는 검사가 아니라 뽑고 싶은 사람을 선별하는 검사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 그렇다면 나머지 Fail을 맞는 사람들은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사실 기업마다 Fail의 조건이 다르기 때문에 뭐라 통합해서 공통적인 요인을 뽑기가 수월하지 않다.
앞서 이야기했든 통계적으로 이 구간에 해당하는 사람들은 어떤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고 볼 수 없다는
측면이기 때문에 해당 검사에서의 Fail은 검사 목적으로만 본다면 탈락이다.
가장 정확한 방법은 재검사를 통해 다시 한번 Fail을 맞는지에 대해 확인할 수 있지만, 재응시의 경험을
응시자로 하여금 강요할 순 없다.
- 검사 목적으로는 탈락이라고 하지만, 인성검사가 절대적인 능력을 재는 것이 아니고 5%이하의 확률로 검사
결과가 잘못될 수 있다는 걸 가정한다면 해당 결과에 대한 내용은 우리가 평가하고자 하는 인성에 대해서
응시자는 충분히 가지지 못하고 있다 정도로 이야기할 수 있다.
- 다시 한번 정리하면, Fail은 Fail이다.
다만 전달할 때, 조금 더 신중하게 하기 위해서는
인성검사 내 평가항목에서 응시자는 충분한 역량, 요인, 성격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
정도로 이야기 할 수 있다.
3. 응시생의 등급 / 점수
- 검사를 보고 난 다음 가장 많이 보는 지표는 등급 또는 점수이다.
등급은 일반적으로 인성검사를 응시한 규준데이터를 표준 정규 분포로 가정하고, 각각의 구간을 나누어서
등급을 지정한다.
- 표준정규분포로 상정한 경우는 10%, 20%, 40%, 20%, 10%로 깔끔하게 나오지만, 해당 규준분포가
좌편포나 우편포 현상을 보일 경우는 이 비율이 달라지기도 한다.
- 검사 결과의 분포의 모양(shape)에 따라서 등급을 나누는 비율은 달라지고,
이는 검사의 목적에 따라서 혹은 평가 기준에 따라서 등급을 설정하기도 한다.
- 좀 더 측정학적으로 바라본다면, 등급의 경우 수준설정(standard setting)을 통해 만드는 것이 정석이고,
이는 등급 간의 SEM(Standard Error of Measurement)까지 따져서 만드는 것이 정확하지만,
이렇게까지 만드는 것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학업성취도 평가 외 국내에 알려진 검사는 없다.
(인성검사에는 C등급과 D등급 사이 혹은 PASS와 FAIL을 구별하는 점수의 측정오차가 어느 정도나 되는지
확인하는 작업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다.)
- 검사 점수의 경우,해석하기 쉽고 직관적인 비교가 가능한 백분위 또는 백분율 점수로 나타낸다.
많은 인사담당자분들이 백분위 점수와 백분율 점수를 혼동한다. 백분위는 순위점수이고 백분율은 절대점수
이다. 따라서 백분위는 데이터 상 상대적인 위치를 나타내는 점수이고, 백분율은 100으로 나눈 수를
설명하는 점수이다.
- 인성검사에서 점수는 긍정적인 성격을 나타내는 검사의 점수보다 부정적인 성격을 나타내는 검사의 점수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부정적인 성격을 나타내는 검사의 점수가 중요한 이유는 부정적인 성격의 정도가
의사결정에서 상당히 중요하기 때문이다. 물론 부정적인 성격 검사에서 Fail이 나온다면 크게 고려할
사항이 아니지만, 해석 시 Fail 근처에 있는 결과들이 종종 나타나기 때문이다. 이러한 경우, 해당 부정적인
성격이 발현될 가능성으로 점수를 바라본다면 좀 더 의미 있는 결과로 바라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왜냐하면 검사는 진단과는 다르게 해당 요소를 측정하는 문항들이 다양하게 분포되어 있고, 일관되게 응답
하는 것까지 확인한 결과로 각 요인에 대한 점수는 부정적 성격 보유 정도라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 그래서 우리는 어떻게 해야해? >
인성검사 결과의 해석과 당락 판정은 단순히 점수나 등급만으로 결정될 수 없는 복잡한 과정이긴 하다.
앞서 제시한 검사 신뢰도, 단일 검사의 PASS/FAIL, 응시생의 등급 및 점수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며,
특히 부정적인 성격 요인의 발현 가능성에 주목할 필요도 있다.
인사담당자는 이러한 검사 결과를 활용하여 지원자의 역량과 성향을 보다 정확하게 파악하고, 조직에 적합한 인재를 선별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지만, 인성검사는 절대적인 판단 기준이 아니며, 결과 해석 시 신중한 접근과 다른 평가 요소와의 균형 잡힌 판단도 필요하다고 이야기하면 매우 난감해할 것이다.
그래서? 검사 결과는 이런데, 또 절대적으로 판단하지 말라고? 그럼 어떻하라고?
답은... 없다.
죄송하다. 진짜 답은 없다. 하지만 확률적 의사결정, 데이터기반의 의사결정을 해야한다면...
인성검사의 응답 데이터는 무엇과도 바꿀수 없는 객관적 데이터임은 분명하다. 다양한 도구를 쓰면 신뢰도와 타당도는 올라가게 되어 있고, 주관적인 평가도 중요하겠지만, 객관적인 데이터가 기반에 깔려 있다고 하면 훨씬 더 과학적인 의사결정이 가능하다.
채용에서 더 과학적인 데이터를 사용하기를 바라는 입장에서 글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