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잉"
핸드폰 진동이 울린다
'상무님, 이번 마케팅2부 특판사업팀 신규 채용 서류접수 자료 자리에 두겠습니다. 면접자 정해주세요'
외부에서 고객 미팅 후 사무실로 들어갈 때 김 부장이 내게 카톡을 보냈다.
자리에 오니 책상 위에 이력서, 자기소개서 묶음이 가득히 쌓여있다. 어림잡아 30명 정도는 되어 보이는데 위에서부터 하나씩 정성스레 읽기 시작한다. 서너 명쯤 지나면서 이내 피곤함이 몰려오고 지난달에도 생각했던 어떤 생각이 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간다.
'나라면 이렇게 자기소개서를 안 쓸 텐데'
그래도 요즘 자기소개서는 많이 달라지긴 했다. 인터넷을 통해 우수한 자기소개서를 많이 참조했는지, 취업에 절박해서 유료로 컨설팅을 받은 것인지, 달라지긴 많이 달라졌는데 대부분 스펙과 자기 어필을 위한 장점들이 가득하다. '좋은 사람이네', '이 사람 능력자인데'와 같은 생각은 계속 들지만 무언가 허전한 기분이 드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글쓰기든 말하기든 상대방 입장에서 '나를 선택할 수밖에 없도록' 만드는 것이 핵심이고 타당한 논거가 있어야 한다. 한 개의 잘 만든 자기소개서를 조금씩 각색해 가며 여러 회사에 지원하는 것은 효율적인 측면에서 나쁘지 않지만, 핵심적인 논거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소설 '삼국지'에는 관우, 장비와 같은 많은 맹장도 나오지만, 유비의 제갈공명, 조조의 순욱, 손권의 노숙과 같은 당대의 문장가들도 나온다. 특히 노숙은 적벽대전을 앞두고 오나라의 여러 신하가 조조에게 항복을 주청하지만, 유비와 공조해야 함을 주장하며 양 진영의 서신을 통한 설득으로 ‘손유연합’을 성사해냈다.
"상무님, 서류 통과자 정하셨나요?"
성격 급한 김 부장이 본부장 방문을 노크와 동시에 열고 들어온다.
"어, 지원자들이 다 비슷하긴 한데"
순간 1초 동안 살짝 기분이 나쁨과 동시에 노크하고 들어오라는 잔소리를 할지 말지 고민하다 내심 쿨한척하며 내가 말했다.
"고민이네. '탁' 마음에 드는 사람이 없네, 음, 역시 학점이 높은 사람이 제일 좋은가. 성실하니까"
서류 통과자를 정할 때마다 이 말만 백번은 한 것 같은 기분이 들어 내가 나 스스로에게 놀란다.
채용이라는 궁극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면접관을 설득할 수 있는 실전적인 자기소개서 체계를 잡는데 이 글 작성의 목적이 있다. 딱딱하고 이론적인 자기계발서가 아닌 말랑말랑한 현실감 있는 자기소개서 작성 전략에 대해 실제 사례를 들어가며 이야기해 본다. 부디 이 글을 읽는 독자분들이 모두 성공적으로 목표를 달성 하시길 희망한다.
[목차]
1. 프롤로그
2. 자기소개서의 기본은 '회사와 업무에 대한 지원동기'
- '열심히/최선'과 같은 상투적인 멘트 지양, 정성껏 수집한 자료가 핵심이다.
3. 자기소개서의 당락은 '이 사람을 뽑으면 회사가 얻는 점'에 있다.
- 정량적/정성적 측면에서 각각 논리적으로 어필해야 한다.
4. 장점의 나열식이 아닌 상대방 회사가 필요로 하는 '핵심 장점만 깊게'
- 봉사, 어학, 대인관계 등 일반적 장점보다 능력 중심의 장점을 의도적으로 부각한다.
5. 마지막 마무리는 '결의'
- 상대방을 100% 만족시킬 수 없다, 결의는 사람에 대한 신뢰를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