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마워요, 픽사
인사이드아웃 2_ 중구난방 짧은 후기
인사이드아웃 2는 내가 불안에 잠식당했을 때 나의 숨을 틔워줬다. 기관지약처럼 단숨에. 그래서 난 이 작품을 사랑할 수밖에 없다.
불안을 시각화 한 덕에 나의 불안이 많이 나아졌다. 형체가 없던 두려운 존재가 아닌 꼭 끌어안아 주고픈 여린 친구로. 내가 아무리 겁에 질려도 이젠 '불안이가 또 미쳐 날뛰는 중이구나. 겁먹지 마 불안아. 내가 꼭 안아줄게. 핸들 놓고 이리 와'라고 하며 오히려 내가 불안 이를 꼭 끌어안고 다독여 준다는 상상을 한다.
형체 없는 두려움을 '불안이'라는 캐릭터로 만난 건 올해 내가 받은 선물 중 가장 큰 선물 일 것이다.
내 안에서 누구보다 나를 아껴주고, 사랑해 주는 이들이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 준 고마운 영화다.
고맙다. 내 감정들아, 고마워.
날 위해 이렇게 매일 애써줘서 고마워.
너희를 보고 난 후 어딜 가던 부모님과 동행하는 것 같아. 나보다 날 더 위해줘서 고마워.
나도 나를, 너희를 더 잘 보살피는 내가 될게.
우리 사이좋게 오래가보자.
사진출처: 나무위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