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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데구르르꺄륵 May 05. 2024

뿌꾸뽀또 신생아실 졸업! 조리원 입성!

빼앵---!

아내는 드디어 인간다움을 되찾고 입원실을 나섰다. 나의 손에는 신생아를 하나씩 담고 있는 카시트 두 개가 양손에 하나씩 들려있었다. 




입원실 생활에서 5인실과 1인실은 정말이지 하늘과 땅 차이였다. 타인의 소리와 열기로 가득 채운 5인실은 잠을 쉽게 잘 수도, 덥다고 마음대로 방안 온도를 낮출 수도 없었다. 그에 비해 1인실은 세상 낙원이 따로 없었다. 화장실도 안에 있었고, 무엇보다 샤워실이 있다는 사실이 나를 감동케 했다.


목에 가래가 껴 목을 긁고 싶지만 배에 힘을 주면 수술 부위가 터질 것 같다는 아내는 회복을 위해 입원실 이곳저곳을 천천히 걸어 다녔다. 이곳은 아내와 같이 출산을 마친 산모들이 수액걸이대에 수액과 무통제를 주렁주렁 달고 걸어 다니고 있었다. 빠른 회복을 위해선 최선을 다해 걸어야만 한다. 다들 회복을 위해서 걸어 다닐 때는 인상을 찌푸리고 있지만, 신생아 면담 시간에는 아픔이란 것이 없는 사람들이었다. 아내도 평소에는 제왕절개 부위를 누가 칼로 다시 찌르는 으... 느낌이라며 고통스러워했지만, 뿌꾸뽀또를 볼 때는 고통은 잊고 열정적인 사진 기사가 되었다.


투명한 유리를 통해 바라본 뿌꾸와 뽀또는 그 성격이 너무 달라 보였다. 뿌꾸는 대부분의 신생아가 그렇듯 거의 잠만 잤고 뽀또는 머리를 가만히 두질 않고 계속 도리도리를 했다. 뱃속에 있을 때는 뿌꾸가 태동이 더 심했던지라, 아내는 살짝 의아해했다. 하지만 중요한 사실은 역시 뿌꾸와 뽀또는 귀엽다는 사실이다. '내 자식이지만 난 외모는 객관적으로 판단한다'던 아내조차 인정했다. 축하해 얘들아. 엄마는 진짜 객관적인 사람인데 인정해 버렸네? 너희의 귀여움을.


신생아들은 태어나자마자 국가에서 기본적으로 지원해 주는  b형 간염 1차 예방접종을 맞는다. 우리 뿌꾸뽀또는 주수를 다 채우고 나오진 않아서 눈 검사를 추가로 신청하여 진행했다. G스캐닝이라는 유전자 검사도 있던데, 이건 따로 검사하지 않았다. 어차피 정상 소견이라도 문제가 있을 수 있고, 거꾸로도 마찬가지니까. 확률 게임에 너무 목숨 걸고 싶지 않았다. 대신 아빠가 최대한 자세히 관찰할 수 있도록 열심히 공부할게~


그렇게 어찌어찌 5일이 지났고, 우리는 조리원으로 입실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입원실에 로그인했던 내 유튜브 계정을 로그아웃했다. 이곳을 거쳐간 3~4명 정도의 기록이 이곳에 남아있다. 아내는 자취를 남기는 건 질색팔색한다. 여러분~ 유튜브만 로그아웃하지 말고, 전체 계정 로그아웃을 하셔야 한답니다?


그렇게 우리의 자취를 싹싹 지우고 뿌꾸뽀또와 함께 조리원으로 넘어가기 위해 신생아 실로 내려갔다. 어제까지만 해도 둘 다 황달 증상이 심해져 함께 못 넘어갈 수 있어 살짝 걱정했지만? 광선 치료를 받고 무사히 빌리루빈(황달을 일으키는 색소) 수치가 떨어졌다. 축하합니다. 여러분은 저희와 함께 갈 수 있습니다! 두 분에게 주어지는 합격 목걸이~ 짝짝!


마지막으로, 부모가 보고 있는 앞에서 아기들을 싸고 있는 속싸개를 벗기고 메디컬 체크를 했다. 뿌꾸는 '뭐야.. 나한테 왜 그래..ㅠ' 정도의 살짝 찡얼대는 정도였는데, 뽀또는 '빼앵--!' 소리를 냅다 질렀다. 순간 그 작은 방이 높은 하이톤의 목소리로 가득 메아리쳤고, 나는 이제야, 드디어, 마침내, finally, 육아가 코 앞에 다가왔음을 느낄 수 있었다. 아니, 사실 속으로는 살짝 벙쪘다. 그리고 생각했다. 정말 큰일 났다고..

그렇게 메디컬 체크를 끝내고, 뿌꾸뽀또를 겉싸개로 싸고 카시트에 실었다. 아내는 조리원에서 쓸 짐이 한가득 담겨있는 캐리어를 끌고 앞장섰다. 나는 신생아가 담겨있는 두 카시트를 양손에 들고 흔들리지 않도록 어깨와 팔에 힘을 잔뜩 주고 따라나섰다. 조리원은 바로 옆동이라 걷는 시간은 5분도 안된다. 하지만 긴장감에 몸에 힘이 잔뜩 들어간 나는 그 어느 때보다 어깨가 아팠다. 비상이다.. 비상!

너네.. 생각보다 무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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