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루함만 알았던 고전문학의 곡해

여전히 생생한 고전문학의 유동성

고전문학(古典文學). 예로부터 내려와 현재까지 전해오는 영속적인 문학이다. 여기에는 집단 사회 속 드러나는 가치관과 지혜가 선현만의 언어와 상상으로 표현된다. 인간의 가치관과 문화의 뿌리를 담아낸 만큼 그 유산과 미학의 영향력은 현재에도 발휘된다. 사랑과 희생, 권력과 책임, 지혜와 용기 등 삶의 원칙들을 다룬 그리스 신화나 호부호형이 자유롭지 못 한 계급사상의 모순점을 통찰한 홍길동전은 오늘날에도 다양한 예술 형태로 나타나고 연구되고 있다.


고전문학은 과거를 넘어 지금까지 존재하는 인간 존재의 근본성과 복잡성을 통찰하도록 교훈을 제시하는 만큼 교육의 측면에서도 매우 강조된다. 그렇다 보니 필자를 포함해 일련의 교육 과정을 거친 학생에게 고전문학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다. 하지만 내신 성적이 주된 목적인 청소년기 때는 보통 고전문학을 본래 가진 의의로 접근하기보다 시험을 위해 학습하고 암기하는 과목 중 하나로 치부되는 경우가 일쑤다. 이때부터 고전문학을 고리타분한, 고정불변의, 지루한 글로 바라보는 시각이 점차 형성된다.


필자 또한 청소년기 동안 국어 과목을 배우면서 고전문학을 따분하게 느꼈던 경험이 다분했다. 현재 잘 사용하지 않는 한자 어휘 혹은 사자성어가 많아 작품의 지문과 정서를 이해하기 어려웠다. 그리고 고서를 활용한 낯선 비유까지 더하니 내용의 흐름을 파악하기 힘들었다. 40~50분 내 정해진 수업 시간에 진도를 나가야 하는 특성상 작품 서사를 일부로만 접하니 필자는 깊은 탐구가 아닌 암기를 위한 학습에만 치중했었다. 그래서 고전 문학을 배울수록 딱딱한 장르로 다가와 자연스레 읽기 어려운 글로 인식했었다.


그러던 필자가 고전문학을 처음으로 이해하고 다가가게 된 계기는 1학년 때였다. 해마다 듣게 될 전공 강의를 위한 기본 지식과 역량을 쌓고자 우선 교양 강의를 수강해야 했다. 전공과 밀접한 국문학과 국어학부터 대학생활, 글쓰기, 영어, 컴퓨터 등이 있었다. 이때 국문학 중 고전문학 강의를 수강했던 것이 굳세게 남아있던 오만과 편견을 깨뜨리는데 결정적이었다.


수업에서는 ‘스토리텔링’이라는 독특한 개념과 연결해 오늘날 고전 문학의 의의를 가르쳐 주었다. 스토리텔링이란 이야기를 주고받는 ‘담화’에서 추출한 ‘스토리’를 관찰해 새로운 담화를 생성하는 작업이다. 고전의 이본들이 나타나는 근거에는 끊임없는 해석과 변모로 지속 가능성을 획득했기에 가능했다. 즉, 고전 문학에는 시대에 따른 해석으로 기존 담론에서 감춰진 새로운 스토리를 창출하는 ‘유동성’이 존재하는 것이다. 아버지를 위해 인당수에 뛰어든 <심청전>을 예시로 들어보자. 보통 심청에게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효와 심성에 중점적으로 주목할 것이다. 그러나 개인에 따라 심청을 효 이데올로기의 폭력성에 희생된 인물로 해석해 보면 집단 사회 속 제도에 노출된 개인의 소외 문제에 대해서도 성찰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수강 동안 배웠던 이론을 기반해 작품들을 읽을 때마다 필자는 고전문학이 한자로 얼룩진 고정된 글로서만 머물지 않는다는 점을 배운다. 독자에게 담화를 제시해 개인의 성찰을 이끌고 나아가 사회 현실에 대한 시대적 화두를 던지는데 도움을 주기에 그 생명력을 이어왔다. 결국 고전문학은 생생하게 전승되는 상호작용의 글로서 현재 필자에게 인생과 현실을 이해하는 데 이끄는 익힘책으로 작용하고 있다.


따라서 필자는 브런치스토리를 빌려 한국 고전문학 속 담화와 본인의 경험담 혹은 현대 사회에서 일어나는 현상과 연결해 지금 살고 있는 현실과 인생에 대해 성찰해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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