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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진단 후 1년 #2

2차 항암 치료

by 오디오포유 Mar 26. 2025

한해의 마지막 전날, 2024년 12월 30일 PET CT결과를 바탕으로 2차 항암을 하기로 결정을 하였다. 

이번엔 더 강한 항암 치료다. 


항암 치료 결정을 하는 데 걸린 시간은 불과 1분도 채 걸리지 않았지만, 순간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걱정이 순간 밀려왔다. 이번 항암 치료 기간에는 담당 주치의의 권고데로 휴직을 해야 한다. 회사 정책은, 한 달간 유예기간이 주어지고 이 기간이 끝나면 근로관계가 자동적으로 Termination 된다. 


항암 치료 기간 중 생활비는 EDD(Employment Development Department)라는 일종의 고용보험 중 SDI(State Disability Insurance)를 청구하여 예전 급여 대비 일정금액을 보험금으로 받는다. 내가 살고 있는 실리콘밸리는 숨만 쉬어도 대략 한 달에 $10,000 정도 필요하다. 지금 환율로 계산하면 대략 1,450만 원 정도 필요하다. 


병원에서 의료보험회사에 연락하여 치료제 승인을 받고, 1월에 2차 항암 치료를 시작했다. 하지만 1차 항암 치료 이후, 갑자기 고열, 발진, 그리고 백혈구 수치가 급상승하여 응급실을 통해 3일간 입원했었다. 미국은 암 수술을 하여도 당일 퇴원이 일반적인데, 3일간 입원의 의미는 환자 위급 시, 최우선적으로 환자를 돌보고 확실히 호전되기 전까지는 퇴원시키지 않는다는 뜻인 것 같다. 


응급실 (Image Source: Wasington Hospital)


1차 항암 치료 후, 몸에 나타난 현상은 화학요법에 사용된 항암제에 따른 부작용으로 판단되어, 다른 고가의 브랜드로 변경되었다. 변경된 화학 요법 요주사제는 4주 가격으로 시행하는 항암치료 때마다 첫날과 둘째 날 두 번 IV 주사로 맞는데 한 번당 대략 $12,000 정도로 고가의 약품이다. 다행히 병원에서 보험사에 잘 설명하여 승인을 받았다. 만약 보험이 없었다면, 두 번의 화학 치료제 그리고 한 번의 표적 치료제만 대략 $40,000 정도 부담해야 한다. 따라서, 4주 간격으로 6번 치료 예정인 2차 항암 치료에만 대략 $240,000 그리고 다른 검사, 치료, 그리고 약값을 포함하면 대략 $300,000 (4억 5천만 원) 정도 부담해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미국에서 매달 부담하는 의료보험료(대략 $3,000)는 꽤 비싸지만, 치료가 필요한 상황에 처하면 엄청난 필요성을 느끼게 된다.   


항암 치료 시작 후 주변 사람들로부터 위로의 말을 많이 들었다. 일부는 진심 어린 걱정을 하는 사람들도 있고, 일부는 형식에 그칠 뿐이다. 결국은 본인과 가족이 잘 견뎌내야 한다. 항암 치료를 결정하고 시작할 때 나의 큰 걱정은 “숨결이 공기가 될 때”의 폴 칼라니티가 암 진단을 받은 후 제일 먼저 걱정했듯이, 경제상황이다. 


회사로부터 퇴사를 당하고 나니 매달 필요한 생활비에 대한 부담이 엄청났다. 단지 몇 달은 그동안 모아둔 저금과 비상금으로 충당을 한다지만, 최소한 6개월 이상 필요한 이번 항암치료는 경제적인 상황도 적극적으로 계획해야 했다. 


현재 내상황에서 제일 고마운 곳은 정부다. 평상시에 국민은 세금의 의무를 갖지만, 반대로 도움이 필요할 땐, 누군가로부터 적극적인 도움을 받고 싶어 한다. COVID-19 Pandemic 기간에 갑자가 회사가 미국 지사를 폐쇄하면서 정부로부터 큰 지원을 받아 어려움을 잘 극복할 수 있었고, 이번에 SDI (State Disability Insurance)를 통해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 정부의 적극적이면서도 투명한 도움이 항암치료에 집중할 수 있도록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참고로, SDI를 수령하기까지 여러 절차 상의 문제(내가 예전에 미국으로 이민 시 한국 여권은 대부분 First Name사이에 Space가 있었으며, 이를 바탕으로 미국 시민권을 획득하였다. 하지만, SDI 시스템상 First Name사이에 Space가 허용되지 않음)로 인하여 시간이 다소 오래 걸렸지만, 매뉴얼대로 원칙이 명확하게 적용되고 규정대로 보험금이 지급되고 있다. 논쟁의 여지가 전혀 없다. 그래서 명확한 매뉴얼 혹은 Policy(정책 혹은 규정)가 필요하다. 


다음 글은 4월에 있을 CT 검사 결과와 함께 항암 치료 일상 상황을 추가하여 공개할 예정이다. 


P.S. 이 글을 읽는 분 중에, 아직도 여권 이름(First Name)에 Space가 있다면, 외국 방문 시 어려움을 겪을 수 있으니 여권 갱신 시 Space 없애는 것을 추천한다. 왜냐하면, 일반적으로 First Name 중 Space 다음에 오는 이름은 Middle Name으로 받아들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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