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래된만년필 Nov 09. 2024

개발자들은 문제 해결을 즐긴다

프로그래머의 성취감

    많은 개발자들은 어려운 문제를 해결할 때 특별한 즐거움을 느낀다. 밤을 새워가며 고민하고, 수많은 시도 끝에 마침내 해결책을 찾아냈을 때의 그 희열은 다른 어떤 것과도 비교할 수 없다. 이런 문제 해결의 즐거움을 아는 사람들만이 진정한 개발자로 성장할 수 있다. 이 장에서는 개발자들이 마주하는 ‘문제’들과 그들이 왜 이를 즐기는지 알아보고자 한다.


     개발자들이 즐기는 문제에는 크게 세 가지 유형이 있다. 첫째로, 기술적인 도전 과제다. 아무도 전에 해본 적 없는 일을 해내거나, 난이도가 높은 기술을 구현해 내는데 성공하는 것은 개발자에게 특별한 성취감을 준다. 동영상을 올리는 Hub인 Youtube가 있는 것처럼 소스코드를 올리는 Github라는 코드 공유 플랫폼이 있다. 유튜브에서 좋아요를 누르는 것처럼 여기서는 Star를 부여하는데, 중요한 기술적 성취를 이룬 프로젝트에 많은 개발자들이 스타를 부여한다. 이는 단순한 인정을 넘어 개발자로서의 자부심을 느끼게 해주며, 앞으로의 커리어를 이어나가는데 중요한 포트폴리오가 된다.


     둘째로 사용자의 경험을 개선하는 것이다. 개발자에게 있어 자신이 만든 결과물이 실제로 누군가의 불편함을 해결했다는 것을 확인하는 일은 특별한 보람을 준다. 게임회사에서 개발자로 일하며 새로운 기능을 반영할 때마다 자유게시판에 올라오는 긍정적인 피드백을 보면서 느끼는 즐거움은 밤샘 작업의 피로를 잊게 만들었었다. 앱 개발자로 일할때는 한창 중국발 미세먼지 이슈가 있었을 때 운영하던 날씨 앱에 해당 정보를 추가했는데, 앱스토어 리뷰에서 “드디어 이런 기능이 생겼네요!“라는 반응을 보며 느낀 뿌듯함은 아직도 생생하다. 비록 기획단계에서 개발자가 참여하지 않은 경우가 많지만, 본인이 구현한 기능이 실제 사용자들의 삶을 조금이라도 편하게 만들었다는 사실은 큰 자부심을 준다.


     셋째로 시스템 최적화와 버그 해결이라는 퍼즐 같은 문제가 있다. 소프트웨어는 살아있는 생명체와 같아서, 항상 어딘가 개선의 여지가 있다. 마치 퍼즐을 맞추듯 복잡하게 얽힌 문제의 원인을 찾아내고, 이를 해결했을 때의 짜릿함은 개발자들이 즐기는 특별한 즐거움이다. 앱스토어에서 흔히 보이는 “코드 최적화와 버그를 수정했습니다.”라는 문구 뒤에는 이런 문제 해결의 희열이 숨어있다. 특히 오랫동안 해결하지 못했던 까다로운 버그를 드디어 잡아냈을 때의 성취감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다.


     개발자들의 문제 해결 과정은 그 자체로 하나의 모험이다. 금방 해결되는 간단한 문제도 있지만, 대부분은 긴 여정이 필요하다. “분명 될 텐데”라는 집념으로 밤을 새우고, 주말까지 머릿속에서 맴도는 문제와 씨름하다가, 마침내 해결책을 찾아냈을 때의 그 짜릿한 기분은 개발자들이 이 일을 계속하게 만드는 원동력이다.

 이 과정에서 개발자들은 전 세계의 지식을 탐험한다. 구글링을 통해 비슷한 문제를 해결한 다른 개발자들의 경험을 찾아보고, Stack Overflow에서 다양한 해결책을 연구한다. AI가 개발에 적극적으로 사용되며 요즘은 특히나 단순히 코드를 복사해 붙이는 것으로 생각하기도 하지만 그렇지 않다. 검색하거나 찾아낸 해결책이 왜 효과가 있는지를 이해하고 자신의 상황에 맞게 응용하는 과정이 있어야 하고 개발자들은 이것을 즐긴다. 마치 퍼즐을 풀 때 다른 사람의 힌트를 참고하되, 최종적으로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완성하는 것과 같다.

 이런 즐거운 도전의 경험은 다른 개발자들과 공유하며 배가 된다. 문제 해결 후의 코드 리뷰는 단순한 검토 과정이 아니라, 서로의 해결책을 공유하고 더 나은 방법을 토론하는 즐거운 시간이다. 때로는 사내 세미나나 기술 컨퍼런스에서 자신의 문제 해결 경험을 공유하며 더 큰 성취감을 느끼기도 한다.



     그렇다면 기획자는 개발자들의 이런 특성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 가장 중요한 것은 단순한 작업 요청이 아닌, 흥미로운 도전 과제로 업무를 제시하는 것이다. “여기 좀 바꿔주세요”가 아니라, “사용자들이 이런 불편함을 겪고 있는데,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면 좋겠습니다”라는 식으로 접근하면 개발자들의 문제 해결 본능을 자극할 수 있다.


     업무의 맥락과 배경을 충분히 설명하는 것도 중요하다. 개발자가 그저 코드를 작성하는 사람이 아니라, 문제 해결의 주체로 느낄 수 있게 해야 한다. 여기에 적절한 자율성을 부여하면 더욱 좋다. 예를 들어 “이런 방향으로 가면 좋을 것 같은데, 기술적으로 더 좋은 방법이 있을까요?“라고 물어보는 것만으로도 개발자는 더 큰 책임감과 흥미를 가지고 문제에 접근하게 된다.


     문제가 해결된 후에는 그 성과를 함께 기뻐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용자들의 긍정적인 피드백을 공유하고, 개발자의 노력을 인정하며, 이것이 서비스에 어떤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는지 구체적으로 공유하는 것이다. 이런 경험이 쌓일수록 개발자는 더 큰 열정으로 다음 문제에 도전하게 될 것이다.

결국 개발자의 문제 해결 본능을 이해하고 자극하는 것은 더 나은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핵심 열쇠다. 단순한 업무 지시가 아닌 흥미로운 도전 과제로 접근하고, 그 과정에서 느끼는 즐거움을 함께 공유할 때, 우리는 진정한 의미의 협업을 이룰 수 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