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줄넘기230일째
줄넘기의 달력 숫자를 보니 눈이 크게 떠진다. 230일째.
벌써? 엄청나다고 할 수는 없지만 '꽤'라는 단어가 어울린다.
누구의 도움도 받지 않고 내가 스스로 성취했다. 내가 당당하게 해낸 것이다. 누가 뭐라 해도 어떤 공격이 날아와도 흔들리지 않는다. 단단한 내공이다.
'하면 되는구나'를 경험 중이다.
앞으로 500일, 1,000일도 당연히 가능하다. 왜냐하면 점점 쉬워지기 때문이다.
돈 많은 사람들이 세상을 여유롭게 보듯, 상대선수와 점수 격차가 많아 안심하고 경기를 관람하듯, 나도 할 수 있다는 용기가 내가 가진 재산처럼 되면서 여유가 만들어지고 있다.
줄을 돌리는데 배 안쪽이 출렁출렁 움직이는 소리가 들렸다. 소화되는 맑은 소리.
발가락을 더 들어보며 점프를 뛴다. 종아리가 바짝 더 올라가며 엄지발가락에 힘이 느껴졌다. 발레 줄넘기 같았다. 허리를 틀어본다. 오른쪽 왼쪽 비틀고 제자리, 다리를 접었다 폈다. 앞 뒤로 교차하기. 옆으로 가면서 뛰어보고 앞으로 뒤로 이것저것 해본다. 몸에 힘이 적당히 유지된다. 지금 나는 줄넘기에 여유가 있는 것이다.
그러니 그 안에서 창조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시도도 가능한 것이다.
처음 줄넘기 50개를 하는데도 10분의 시간이 걸렸다. 몇 개 하고 줄은 어김없이 걸려 출렁. 내가 생각하는 연속으로 멋있게 하는 줄넘기는 불가능했다. 실망도 있었다. 몸에 힘은 잔뜩 들어갔고 다음날 종아리에 허벅지에 근육통이 찾아왔다. 배속의 소리도, 내 몸이 어떤 감각인지도 들리지 않고 느껴지지 않았다. 듣고 느낄 여유가 없었던 것이다.
현재. 안 하던 거꾸로 줄넘기를 해본다. 바로 힘이 잔뜩 들어간다. 몸이 딱딱하게 굳는다.
손목과 팔이 어색하다. 20개도 못하고 걸린다.
시작할 때 누구에게나 쉽지 않고 어색하고 힘이 들어간다.
힘이 빠지고 여유롭다는 것은 내가 그만큼 그 행동을 많이 했고 할 줄 아는 자신감이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 회사일의 업무가 많아도 숙련자들은 척척 해낸다. 운동선수나 생활체육 고수분들은 표정부터 내공이 있어 보인다. 힘이 빠져있다. 여유롭다. 상대의 플레이를 꿰뚫어본다.
어떤 비밀로 여유롭게 해낼 수 있을까? 그것은 실천과 시간이 만나 경이로운 창작물의 탄생이다. 그럼 반대로 여유가 없고 힘이 들어간다는 것은! 아직 멀었고 더 해야 한다는 것이다.
힘을 빼는 이유는 더 좋은 샷을 구사하기 위함이다.
힘을 빼고 공을 치면 몸의 중심과 힘을 잘 이용할 수 있는 상태가 되어 공은 멀리, 그리고 힘차게 나간다.
힘을 빼는 이유는 더 탄력적으로 삶을 살기 위해서이다. 내가 고수가 되면 삶이 윤택해진다.
줄을 돌리는데 이제 그냥 돌리는 것은 심심하니 나도 이리저리 움직여보듯이 내가 원하는 것이 있다면 도전하고 실행하면 반드시 여유를 가지는 성취로 이뤄낼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우리는 시간이 필요한 것을 자꾸만 잊는다. 단기간에 이루어질 수 있어도 어쩌다 된 것이다. 진짜 내 것이 아니다. 그런 건 없다.
지금 당신은 무엇을 할 때 여유롭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