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한글

매일줄넘기237일째

by 샤인진

더웠다. 한 여름에 시작했다.

겨울을 지나 봄. 그리고 여름이 곧 다가온다. 한 바퀴의 계절을 돌 때까지 나도 줄과 함께 돌아가고 있다.

겨울 아침 줄넘기시간. 거리는 폭탄 맞은 도시처럼 죽은 듯 조용했다.

검은 눈에 노란 눈동자. 놀란 토기 홍채가 커지며 이 시간에 줄넘기하러 나왔냐며 보름달과 눈이 마주친다.


이제 듬성듬성 사람들이 보인다. 주위에 누군가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 좋다.

겨울줄넘기가 생각해 보니 외로운 시간이었다.

밖을 나오면 해가 벌써 눈보다 더 높은 이마 위에서 양팔을 벌리고 환하게 반기고 있다. 동공이 확 하고 확장된다. 밝다. 눈이 부시다. 눈이 가늘게 떠진다. 저 멀리에 있는 건물과 산까지 다 보인다.


봄 줄넘기 시간. 진짜 꽃도, 나의 활동성도 핀다.

개나리가 노란 짧은 사지를 쫙 뻗으며 귀엽게 위엄을 과시한다. 산수유는 언제 핀지도 모르게 전부터 은은한 조명처럼 자리 잡고 있다. 진달래는 산의 소리를 흡수해야만 성장할 수 있는 처럼 하늘하늘 꽃잎이 확성기 같은 모양을 하고 있다.


내 몸도 슬슬 풀린다.

겨울은 혼자 마구마구해도 어림도 없는 것들을 이겨내려는 혹독한 줄넘기였다면 봄은 단련된 몸이 풀리며 이제 본격적으로 움직여 볼까! 하는 마음으로 넓은 동선을 허락한다.




그렇게 해와 함께 줄을 돌리니 유리문에 내가 줄넘기하는 모습이 비쳐 보였다. 그리고 줄을 넘는 내 모습과 줄넘기의 줄의 단어가 겹쳐 보였다.

줄. 'ㅈ' 자신이 'ㅜ' 줄잡고 두 다리를 붙이고 'ㄹ' 줄을 돌리는 모습이 형상화된다. 기가 막히다.

그렇다면 넘기도!!??

넘 '너와 내가' 'ㅁ' 목표를 넘는다.

'기' 하다 보니 기를 얻는다. 활력이라는 기운이 내 것이 된다. 또 기가 막히게 들어맞는다.


갑자기 한글 창제 조상님들의 지혜, 세종대왕. 훈민정음. 대단하다 느껴졌다.

내가 멋대로 해석하긴 했지만 농구 골대에 3점 슛이 착착 그물에 감겨들어가듯이 단어의 의미와 나의 행동이 맞아 들어간다.


세계에서 모든 언어가 귀하지만 한국어는 특히 많은 언어 학자들이 인정한 아름다운 언어라고 들었다.


그런 위대한 언어 '한국어''한글'을 검색해 보았다.

-한글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발음을 표기할 수 있는 문자이다.

-표현력이, 다른 언어들이 따라올 수가 없다.

-프랑스에서 세계언어학자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학술회에서 한국어를 세계공통어로 쓰면 좋겠다는 토론이 있었다.(1996)

-한글은 1997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었다.(부끄럽지만 몰랐던 사실이다.)

-한글은 우수성을 인정받아 세계 여러 나라에서 교육과 연구의 목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찾아보니 한국어의 위대함이 어마무시하다. 한글의 존재 자체로 한국인이라는 것이 자랑스럽고 감사하다.

어쩐지!! 그냥 착착 맞아 떨어진 것이 아니다.

줄넘기로 한글의 위엄을 알게 된 하루였다. 혼자 괜히 아주 뿌듯하다.(웃음)


한글에 관련된 책을 읽어보고 싶어졌다. 작가님들 추천 부탁드려도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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