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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2023 M 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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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찬라 Feb 13. 2023

1월의 300, 부동산을 공부할 결심

읽고나면 분명해지는 부동산을 보는 시각


알게 된 경로와 선정 이유


    1월의 300은 책 <부동산을 공부할 결심>이다. 남궁민 경제기자의 추천글을 읽고 사게 되었다. 마침 나도 올해 집을 옮겨야 하는데, 어색하고 혼란스러운 부동산 시장에서 최대한 이성적인 선택을 하고 싶었다. 작년에 부동산 유튜버의 영상과 책으로 익힌 점은 ‘부담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집을 사야 한다.’와 ‘집 값을 결정하는 것으로 이런저런 것들이 있다’이었는데, 두 번째의 지식이 올해에는 적용되지 않아 어려웠다. <부동산을 공부할 결심>은 크레디트 분석 업무를 오래 한 저자가 부동산을 분석한 400쪽 가까운 책인데, 올해 시장을 보는 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인상적인 생각들


    첫 번째로 김치 프리미엄이다.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된 현상이자 단어인데, 투자 시장에서 비싸게 사고 싸게 파는 한국인들의 거래 특징을 말한다고 한다. ‘남들은 하는데 나만 안 하는 뒤처질 것 같은 소외감이나 빨리 재산을 늘려야 한다’는 강박증이 결합되어 나타날 수 있는 현상이라고 한다. 삶의 모습도 비슷한데, 비슷한 유튜브나 비슷한 기사까지 매일 보니 더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마치 나의 작년(?)처럼 대세에 너무 흥분하지 말고, 깊이 공부하고 다양한 매체를 접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두 번째는 공급과 정책이다. 또 마치 작년의 나(?)처럼, 지난 정권의 부동산 폭등은 공급이 부족해서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이는 단순하고 나이브한 평가라는 것을 확실히 알게 되었다. 책은 “대출규제 등 시중 유동성에 영향을 미치는 정책 이외의 각종 부동산정책은 집값의 장기 상승 또는 침체의 대응 방편으로서 본디 후행하는 데다가, 국내 경제의 성장과 안정이라는 요소를 우선하기 때문에 집값의 추세를 전환할 정도의 영향을 미치지는 못하는 편입니다. 역대 정권별 정책과 집값 추이는, “집값이 자꾸 오르니 규제를 강화했고(노무현정부, 문재인정부), 반대로 집값이 내려가니 규제를 완화했다(이명박정부, 박근혜정부 초기)” 정도로 해석할 수 있겠습니다.”라고 말한다.  또 “정권을 막론하고 정부마다 내놓는 경제정책의 아젠다는 ‘성장’과 ‘물가안정’을 도모하는 것인데요. 한동안 저성장, 저물가가 고착되다 보니 정책의 무게중심은 주로 ‘성장’을 향해 왔습니다. 성장의 두 축인 수출과 내수 중 수출이 잘 되는 시기에는 무리하게 내수활성화를 도모할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수출이 부진할 경우 이를 보완하기 위해 내수를 진작해야 하는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부동산을 활성화하여 건설 등 유관 산업의 수혜를 도모하는 것입니다.”이라고 말한다. 말뿐만 아니라 재밌는 일러스트와 데이터들도 보여주기 때문에 이해가 잘 가므로, 혼란스러운 부린이들은 책을 더 살펴보길 바란다. 나는 시력이 안 좋은 사람이 안경을 낀 듯, 부동산을 보는 시각이 분명해졌다.

    세 번째는 아파트 가격의 분석이다. 책은 “아파트 가격은 = A(현재의 사용가치, 전월세/채권) + B(향후 임대수익 상승 기대/주식) + C(소유 프리미엄 및 희소성 가치 부여/금) 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라고 말한다. “매매가 = 전세 + 알파인데요. 여기서 알파를 분해하면, ‘소득 증가 및 인프라 개선 호재로 인한 집값 상승 기대치’를 B, ‘집을 소유함에 따른 개인적 만족감, 즉 이사 걱정 없이 내 집을 마음대로 꾸미고 살 수 있는 심리적 안정감’과 ‘갈수록 형편없어지는 현금을 대체하기 위한 가치 저장 역할’을 C라 할 수 있습니다. / 어떤 호재 덕분에 실질 임대수익, 월세를 높일 수 있을 거라는 기대를 반영하여 매매가가 전세가보다 먼저 오르는 것입니다.”, “C의 경우, 어떤 정량적인 가치평가가 매우 어려운 영역이며, 희소가치에 대한 대중의 믿음이 얼마나 견고하게 유지되느냐에 따라 가치가 변동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B는 ‘팩트에 근거하는 합리적 기대’, C는 ‘종교적 신념’으로 구분할 수도 있습니다.”라고 추가로 설명하는데, 돈이 넘쳤던 지난해 뜨거웠던 시장은 B와 C가 이끌었고 앞으로 C와 B는 바닥을 찍겠다고 생각하였다. 그리고 아파트는 다양한 경제적 특징이 있는 물건임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이 외에도 인상 깊게 본 생각들이 많지만, 여기까지만 남기기로 한다. 내가 부동산을 겉핥기로 알아서 알게 된 점이 많은 것일 수도 있지만, 이제라도 이런 아이디어를 접하게 되어 다행이다. 이 글을 보고 다른 생각들도 궁금하다면, 추천하는 책이다. 부동산 책 같지 않게 일러스트도 많아서 흥미를 그나마 붙잡을 수 있게 해 준다.



관련 영상/기사


    현재 부동산 시장을 좌우하는 가장 큰 요인은 시중금리이라고 책은 주장한다. 금리가 상승하고 금리가 높은 기간이 얼마나 될지가 부동산의 하락 정도에 영향을 준다고 말한다. 이 책이 처음 나온 작년 11월 이후, 미국과 한국의 기준금리는 조금씩이라도 상승 중이다. 계속되는 금리 인상에 요즘 간간히 보이는 부동산 뉴스는 주로 ‘역전세’를 다룬다. (https://youtu.be/QBgbJczn8PQ) 나도 전세를 옮겨야 하는 입장으로, 요즘 현재의 전세 집이 잘 마무리 되길 바라며 신경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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