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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 deep seated person Jun 01. 2024

카페인과 ADHD

마흔 살이 되어 진단받은 나의 장애를 조금이라도 더 잘 알고 싶습니다.

이전에 잠깐 언급했던 ADHD 커뮤니티에서 약의 효력이 약해지는 늦은 오후 시간에 커피를 이용해 모자라는 집중력을 향상한다는 얘기를 들었다. 당시에는 커피는 각성효과가 있으니 가능할 수도 있겠다고 가볍게 생각했는데 근거가 있는 얘기인지 궁금했다.


Goole 학술 검색에서 검색해 보니 근거가 없는 이야기는 아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ADHD는 Attention Deficit/Hyperactivity Disorder(주의력 결핍/과잉행동 장애)의 약자로 도파민 기능(dopaminergic functioning) 저하 때문이라고 한다. 이 도파민은 예측되지 않은 보상의 경험 시 분비된다고 하는데 예를 들면 맛있는 음식을 먹었을 때의 즐거움 같은 것이라고 생각된다.


일반 사람들이 맛있는 것을 먹었을 때 느끼는 즐거움이 10이라고 한다면 내가 느끼는 정도는 1–5일까? 거기다 ADHD와 관련 없는 나의 신체적인 장애로 인해 느끼는 강도는 더 낮을 것 같다. 그래서, 지난날 과식이나 폭식을 하게 되었던 것은 아닐까?



어쨌든, 내가 참고한 논문에 의하면 카페인을 섭취한 실험체가 인지능력에서 유의미한 변화가 있었다고 한다. ADHD 치료제 중에서는 애더럴(한국에서는 처방받을 수 없다.) 같은 일종의 각성제도 있으니까 틀린 논리는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사실, 이런 생각을 하게 된 이유는 인스타그램에서 본 예능프로의 짧은 클립이었다. 그 동영상에서 어떤 교수가 '뇌는 사람 몸에서 매우 무거운 부위 중 하나고 이 뇌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굉장히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는데, 이 에너지가 부족하면 아데노신이 작용하고 뇌의 사용을 억제한다. 커피(카페인)는 이 작용을 방해해서 뇌를 계속 사용할 수 있게 해 준다'라고 설명을 했었다. 뇌를 계속 사용하는 것은 과몰입으로 생각이 많아 지쳐버리는 ADHD의 특성 아닌가? 그렇다면 아데노신이 잘 작용하도록 만들면 생각을 덜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럼 카페인은 과연 ADHD에게 좋은 것이 맞나? 하는 생각이 꼬리를 물고 들었다.(이 역시 과몰입일지도 모른다.)


어떤 논문에서는 아데노신의 수용체 중 하나가 도파민 수용체 중 하나의 길항제로 작용한다고 한다. 너무 어려운 말이다. 아데노신이 작용하면 도파민의 작용이 억제된다고 이해했다. 잠이 오면 역시 식욕도 떨어지는 법. 모든 것을 먹는 것과 연관 지으면 좀 쉽게 이해가 되는 것 같다.(내가 이해한 것이 맞는지 모르겠다.)


의학에 대한 아무 지식 없이 논문을 읽다 보니 머리가 아프다. 어쨌든, 카페인은 집중이 필요할 때만 사용하는 것이 좋은 것 같다. 하루에 1–5잔 정도는 건강에 큰 무리가 없다고 한다. 그리고 ADHD가 있는 아동이나 청소년에게는 좋은 선택이 아니라고 한다. 카페인의 긍정적인 영향보다 부정적인 영향에 대한 우려도 있고, 무엇보다 중요한 수면이 방해받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 모든 생각들의 끝에는 좀 허무 하지만 커피는 ADHD의 인지 능력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수는 있지만 과용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건 ADHD가 없는 사람도 마찬가지 아닌가. 결국 과몰입의 끝은 허무함만이 남을 뿐이다.




참고:

Effects of Caffeine Consumption on Attention Deficit Hyperactivity Disorder (ADHD) Treatment: A Systematic Review of Animal Studies

Caffeine improves spatial learning deficits in an animal model of attention deficit hyperactivity disorder (ADHD) – the spontaneously hypertensive rat (SHR)

Effects of caffeine on cognitive, psychomotor, and affective performance

Caffeine improves attention deficit in neonatal 6-OHDA lesioned rats, an animal model of attention deficit hyperactivity disorder (ADHD)

The association between Adenosine A2A receptor gene polymorphisms and attention deficit hyperactivity disorder in Korean childr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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