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케이션 공간을 만들어나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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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이야기에 이어 워크숍과 워케이션의 차이에 대한 스스로의 정의를 내린 이후
1. 15분 도시와
2. 아프리카 속담 "한 아이를 키우려고 해도 온 마을이 필요하다"에서의 영감을 통해
2년 넘는 시간이 걸려 드디어 우리의 워케이션에 대한 공간적 / 인문학적 접근을 어느 정도 완성하였고 아래와 같이 우리의 워케이션 빌리지에 대한 방향을 설정하였다. (마을을 직접 공사하고 조성한다는 의미는 절대 아닙니다!!! 워케이션이 단순히 인터넷이 터지는 좋은 환경의 공간만 있으면 된다는 처음 생각을 벗어나 아래의 방향성을 기준으로 풀어나간다는 의미입니다.)
즉, 근무, 거주, 생활이라는 3가지 개념 아래 6가지 기능이 함께하는 워케이션 빌리지 / 토털 패키지를 만들어가는데 하나씩 설명하자면..
1. 다른 환경
간단히 여행을 생각해 보자. 우리는 여행을 통해 다른 기후, 다른 음식, 다른 사람들 그리고 다른 체험을 하기를 원한다. 워케이션 역시 일상을 벗어나 다른 경험을 선사한다는 점에서 우리는 다른 환경을 첫 번째 기준으로 본다. 이런 기준을 이야기할 때 지역의 어떤 분은 나에게 이런 질문을 했다. "그럼 저희는 워케이션 못할 것 같아요... 저희는 바다가 없어요..." 이에 대한 다른 환경에 대한 나의 1차 정의는 "창 밖으로 빌딩이 보이지 않으면 됩니다."라고 답한다. 바다가 있어도 좋고, 논이 있어도 좋고, 밭이 있어도 좋다... 그런데 이런 상황도 있다... 우리 고객사 중 바다에 위치한 기업의 임직원 분들이 가장 선호하는 워케이션 지역 중 하나는 바로 "서울"이다. 즉 그분들에게는 바다가 다른 환경이 아닌 바다를 벗어나 빌딩 숲 사이의 환경이 다른 환경인 것이다. 이에 다른 환경에 대한 나의 2차 정의는
내가 익숙한 환경과 다른 환경
이라고 정의해 볼 수 있을 듯하다.
2. 워케이션 센터
다른 환경 안에 꼭 있어야 할 것은 워케이션 센터이다. 워케이션이라는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이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워케이션이 단순히 포장된 다른 형태의 여행이 아닌 일과 삶의 균형을 찾는 새로운 문화로 정착되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일을 집중해서 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한 것이다. 또한 기업의 경우 워케이션 도입을 위해 결재를 받아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회사 대표/리더가 "그래서 우리 직원들은 어디서 일하는데?"라고 물어봤을 때 "아 숙소에 인터넷 잘 터집니다!!"라고 한다면 절대 승인이 나지는 않을 것이다!! (실제 이런 일이 우리 고객사 중에 있었고 이로 인해 우리에게 요청이 온 적도 많다.) 즉 우리는 워케이션 센터가
내가 일하던 곳 보다 더 좋은 근무 환경
을 제공할 수 있기를 바라고 만들어간다.
3. 워케이션 숙소
다른 환경 안에 워케이션 센터를 기준으로 (가급적 도보로 15분 이내에) 워케이션 숙소가 있어야 한다. 하지만 지역에서 이러한 기준을 충족한다는 것은 정말 쉽지 않다... 이러한 기준을 잡고 최대한 맞춰가고 있다고 이해하면 될 듯하다. 워케이션 센터와 워케이션 숙소가 함께 있는 것도 좋지만 나는 가급적 도보로 이동 가능한 공간적 이원화를 추구한다. 난 하루의 시작을 위해 숙소를 벗어나 오피스로 이동하면서 스위치를 켜고 하루의 업무를 시작하며 퇴근 후 오피스를 벗어나 숙소 혹은 문화 생활을 위해 이동하면서 스위치를 끄고 하루의 업무를 마무리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15분 이내의 숙소를 구하긴 어렵더라도
고가 / 중가 / 저가의
장기체류를 위한 레지던스, 호텔&리조트, 마을 민박
를 마련하여 고객별 선택의 다양성을 제공해 나간다.
4. 생활 인프라
다른 환경 아래 워케이션 센터와 숙소를 중심으로 우리는 아침을 먹을 수 있는 식당이 있는지, 카페가 있는지 편의점이 있는지 약국이 있는지 심지어 병원이 있는지 / 병원이 없으면 보건소는 있는지까지 주변 인프라를 살펴본다. 앞서 아프리카의 속담에서 이야기 한 바와 같이 우리가 평소 지내는 삶에 불편함이 없도록 기본적인 생활 인프라를 가지고 있는지 확인하고 부족한 부분은 마을과의 협업을 통해 워케이션 참여자들을 위해 만들어내기도 한다. 즉, 다양한 생활 인프라를 제공하여
참가자들의 삶에 불편함이 없는 생활환경
을 제공해 나간다.
5. 교통 접근성
다른 환경 아래 워케이션 센터와 숙소 그리고 생활인프라에 접근할 수 있는 접근성이 중요하다. 우리는 보통 여행을 가면 렌트를 하고 렌터카를 통해 미친 듯이 여행지를 찍고 찍고 또 찍고... 밤늦게 숙소로 돌아온다.. 하지만 워케이션은 대부분의 시간을 워케이션 센터에서 일을 하면서 보내기 때문에 렌트는 불필요한 비용이 될 수 있다. 이에 가급적 대중교통이 이어지는 곳을 찾고 대중교통이 어려운 경우를 대비해서 모빌리티 기업과의 제휴를 통해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때로는 자전거 등을 배치함으로써 교통 불편함으로 인해 워케이션을 망설이는 일이 없게끔 서비스를 지원한다.
6. 현지 파트너
다른 환경 아래 워케이션 센터와 숙소 그리고 생활 인프라와 접근성 5가지 조건이 충족돼도 마지막 6번째 기능이 충족되지 않으면 우리는 진행하지 않는데 그것은 바로 워케이션 문화를 함께 만들어갈 현지 파트너이다. 최근 워케이션이 많은 주목을 받게 되면서 지역의 땅 부자들 그리고 개발자들이 전화해서 다양한 제안을 한다. 이에 만나보면 우리의 워케이션 방향은 귓등으로 듣다가 결국 "그래서 우리에게 얼마를 벌어줄 겁니까?"라는 질문을 하기도 한다. 그러면 바로.. 자리에서 일어난다. (사업하고 4년이 지난 지금 나도 못 벌고 있는데...ㅋㅋㅋ) 워케이션은 여전히 낯선 문화이고 한 순간에 성과로 나타나지 않는다. 워케이션이라는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과 문화가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우리와 같은 스타트업과 함께 지역에 상주하는 분들이 함께 노력하고 함께 만들어가야 하고 이를 통해 주중/비수기 새로운 성장 모델을 만들어 갈 수 있으며 지속가능한 지역의 새로운 사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것임을 함께 공유할 수 있는 파트너는 어떻게 보면 우리의 6가지 방향성 중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우리가 운영하는 모든 지역에 우리의 직원이 나가있을 수 없기에 우리와 같은 마음을 가지고 있는 파트너의 존재는 필수적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글이 참 길었다...
어떤 분들은 강의 시 우리의 워케이션 빌리지 방향성을 들으시고 기업의 사업 모델을 너무 공개적으로 이야기하는 것 아니냐고 말씀을 하시기도 한다. 분명 어찌 보면 나에게는 창업 이후 맨 땅에 헤딩하면서 스스로 배운 우리만의 교훈이기에 소중한 결과물임은 맞다. 하지만 나는 지금 이 순간 우리 스트리밍하우스가 경쟁에서의 우위를 생각하고 홀로 워케이션 시장을 독점해 나간다는 생각은 어리석다는 판단을 한다.
워케이션이라는 라이프 스타일 그리고 문화를 만들어감에 있어 좋은 이야기를 서로 공유하고 함께 시장을 키워나갈 때 비로소 내가 꿈꾸는 세상이 열릴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