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천사례공모전 장려상 수상
1. 주제
용기 내어 말해요! 깨끗한 용기(급식판)로 만들어요!
2. 배경 및 목적
학교생활에서 제일 기다려지는 시간은 단연 급식시간이다. 특히 우리 학교의 급식은 다른 학교보다 맛있는 걸로 소문이 나있다. 영양 선생님과 조리원 선생님들의 정성스러운 손에서 5대 영양소가 균형 있게 잘 들어 있어 성장기 어린이들에게 알맞은 급식이 날마다 탄생한다. 개인적으로 우리 학교 급식은 어느 식당보다 훌륭하다고 자부한다. 하지만 우리 학생들은 별생각 없이 급식을 받고 잔반을 많이 만든다. 학기 초에 급식 지도를 다음과 같이 하였지만 별로 효과가 없었다. 첫째, 먹을 만큼만 받아 음식물 쓰레기를 최소화하기. 둘째, 국물의 건더기는 다 먹되, 국물까지는 먹지 않아도 됨. 셋째, 잔반을 남기지 않을 경우 칭찬스티커 배부. 넷째, 칭찬스티커를 다 받기 위해서 억지로 먹지 않기. 다섯째, 밥을 꼭꼭 씹어 천천히 먹기.
우리 아이들의 점심시간은 운동장에서도 놀아야 하고, 학원 숙제도 해야 하는 등 매우 바쁘다. 급식을 다 먹지 않아도 별다른 제약이 없으므로 조금 주라는 말도 하지 않고, 그냥 주는 대로 다 받아서 많이 먹지 않고 심지어 맛있는 디저트까지도 잔반으로 버리는 경우가 많았다. 우리 반은 아니었지만 까지도 않는 새 귤을 통째로 버리는 경우도 가끔 보았다. 어떤 친구는 용기 내어 조금만 주라는 말을 하는 것이 쑥스럽다고 하였다. 물론 담임교사가 골고루 먹으라고 지도하지 않아도 반에 3~4명은 날마다 잔반을 만들지 않았다. 가정에서부터 좋은 습관이 잘 형성된 것 같았다. 나머지 아이들이 별생각 없이 음식쓰레기를 만드는 모습을 관찰하고 잔반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지 고심한 끝에 ‘타이머제도’를 도입하기로 하였다. 10분 이상 동안 밥을 천천히 먹는 것이다. 초반에는 급하지 않게 먹고 평소에 먹지 않은 반찬도 맛을 보는 등 효과가 있는 듯하였으나 10분 타이머가 울리면 반의 대다수 아이들이 국 칸에 잔반을 모으고 우르르 나가는 모습에서 적잖이 실망을 하였다. 잔반 줄이기는 교사 한 명이 지시하여 되는 것이 아님을 깨닫는 순간이었다. 그래서 우리 학생들이 지구와 자신을 위해서 스스로 실천할 수 있도록 약간의 도움을 주고자 했다.
3. 세부 내용
우리 반 친구들도 학교 급식에서 잔반이 많이 나오는 문제를 실감하고 있었고 실제로 실천하는데 어려움이 있는 것을 자각하고 있어 이를 직접 해결해보고자 하였다. 학급회의 시간에 잔반을 줄이기 위한 여러 가지 의견이 나와 담임교사와 학생이 함께 조정을 하였고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먹을 만큼만 받기 위해 ‘조금만 주세요! 덜어주세요!’ 용기 내어 명확하게 하기
2. 먹을 만큼만 받은 후 더 먹고 싶은 경우에 더 받아서 맛있게 먹기
3. 국물의 경우 건더기는 다 먹고 국물 남겨도 인정
4. 다 먹은 경우 칭찬 스티커 1개씩 배부
5. 칭찬 스티커 10개씩 모일 때마다 보상(스낵이나 문구류)
6. 알레르기나 도저히 못 먹는 음식은 미리 선생님께 알리기
7. 칭찬 스티커 받기 위해 억지로 먹지 않기
8. 지구와 나 자신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잔반 남기지 않기 실천하기
9. 양념류나 양념에 들어있는 고추나 멸치머리 등은 먹지 않아도 인정
10. 천천히 꼭꼭 씹어 먹고 급식부장에게 확인받기
4. 성과 및 향후 계획
학생들 스스로 급식 시간의 규칙과 보상을 정하고(별다른 벌칙은 없다) 잔반을 줄이고자 실천하려는 모습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하였다. 확실히 타이머를 사용하였을 때보다 급식부장이 체크하고 칭찬스티커를 부여하니 눈에 띄게 잔반이 없는 학생들이 증가하였다. 첫날은 무려 20명 중 18명이 잔반을 남기지 않았다. 조금만 주라고 용기 내어서 말하는 모습을 적극적으로 실천했기 때문이다. 음식물 쓰레기 관련 영상을 시청하고 우리가 날마다 실천하는 작은 행동들이 얼마나 의미 있고 소중한 지 몸소 체험하고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우리 반 20명 중 보통 3~4명의 학생들이 잔반 없는 깨끗한 용기(급식판)를 만드는데 급식시간의 규칙을 만들고 실천한 이후에는 적으면 7-11명, 많으면 12-15명의 학생들이 먹을 만큼만 받고 급식을 다 먹는 등의 드라마틱한 효과를 경험하고 있다. 여전히 날마다 잔반을 남기는 학생들이 몇몇 있었지만 급식시간을 스트레스 없이 즐길 수 있도록 그 이상의 지도는 하지 않고 있다.
평소에 급식을 다 먹지 않은 친구들도 잔반이 없는 날을 경험하면 스스로 뿌듯함도 많이 받고 지구를 위해 무언가를 실천하고 있다는 느낌이 좋았다고 한다. 보상 없이도 잔반을 남기지 않는 장면이 아름답겠지만 아직 초등학생들에게 보상의 기쁨도 누릴 수 있도록 하는 방법도 잘 적용하면 습관으로 이어질 것이라 기대한다. 앞으로도 우리 친구들이 용기를 내어 먹을 만큼만 급식을 받도록 표현을 잘하고, 잔반을 줄여 깨끗한 용기(급식판)를 낼 수 있도록 격려를 아끼지 않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