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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놀이 Jun 18. 2024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룰루 밀러

 p54

아버지는 마치 내가 살아오는 내내, 그 질문을 할 순간만을 열렬히 기다려왔다는 듯 내게 인생에는 아무 의미도 없다고 통보했다. "의미는 없어. 신도 없어. 어떤 식으로든 너를 지켜보거나 보살펴주는 신적인 존재는 없어. 내세도, 운명도, 어떤 계획도 없어. 그리고 그런 게 있다고 말하는 사람은 그 누구도 믿지 마라. 그런 것들은 모두 사람들이 이 모든 게 아무 의미도 없고 자신도 의미가 없다는 무시무시한 감정에 맞서 자신을 달래기 위해 상상해낸 것일 뿐이니까. 진실은 이 모든 것도, 너도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것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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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인생은 아무 의미가 없다. 아니, 있을 수 없다. 우린 단지 우연히 탄생했고, 조금도 특별한 존재가 아니다. (자세한 내용은 이후 연재할 '낙관적 허무주의'에서 설명하도록 하겠다.) 이 사실은 모두에게 평등하다. 세상에서 가장 특별해 보이는 나만의 자녀조차도 예외가 될 수 없다. 위 글은 자녀에게 '너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라고 말하는 부모의 마음이 인상적이었다.




 p57

"넌 중요하지 않아"라는 말은 아버지의 모든 걸음, 베어 무는 모든 것에 연료를 공급하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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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개 긍정적이거나 희망적인 메시지가 힘이 된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넌 중요하지 않아'라는 말이 어떻게 연료가 될 수 있을까. 나는 이렇게 받아들인다.


"넌 중요하지 않아, 그러니 너 좋을 대로 살아"

"넌 사라질 거야, 그러니 하고 싶은 걸 해"

"넌 의미 없어, 그러니 오늘을 후회 없이 보내"


나에겐 우울이 삶의 원동력이다.




 p252,  p268

성장한다는 건, 자신에 대한 다른 사람들의 말을 더 이상 믿지 않는 법을 배우는 거야.

우리가 쓰는 척도들을 불신하는 것이 우리가 인생을 걸고 해야 할 일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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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들은 자기만의 기둥이 있는가. 그 기둥은 얼마나 올바르고 견고한가.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기에 다른 사람의 영향을 받지 않을 수가 없다. 타인의 반응을 살피고, 내 행동을 고치고, 융화돼 나가는 것이 보통이다. 하지만 그 이면 역시 중요하다. '나 자신'을 잃어선 안 된다.


어렸을 적엔, 사회적으로 일반적인 의견들을 '진'로 받아들였다. 이제 와서 돌아보니 무조건적인 정답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나의 주관을 가지고, 내 선택 틀릴 수도 있지만, 용감하게 내가 선택해 나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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