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45
우리는 아픔과 기쁨으로 뜨개질한 의복을 입고 저마다의 인생을 걸어가고 있습니다. 환희와 비탄, 빛과 그림자 이 둘을 동시에 승인하는 것이야말로 우리의 삶을 정면에서 직시하는 용기이고 지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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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줄에서 말하듯이 모든 사람은 아픔과 기쁨을 가지고 있다. 대개 아픔은 잊고 기쁨은 간직하려 한다. 여기까지는 일반적인 내용이고, 그다음이 중요하다. 환희와 빛만이 올바른 것이 아니다. 비탄과 그림자 역시 소중한 우리 삶의 일부이고, 부정적인 요소를 받아들이는 것은 용기와 지혜가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슬픈 인생을 살고 있는 독자라면 정반대로 적용해도 똑같은 결론이 나온다.
이 글에는 작가가 숨겨둔 한 가지 핵심이 더 있다. 바로 '기쁨과 아픔'이라고 표현한 것이 아닌 '아픔과 기쁨'이라고 표현한 점이다. '기쁨'과 '아픔'이라는 두 단어를 주며 연결해 보라고 했을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기쁨을 먼저 쓸 것으로 예상된다. 기쁨이라는 감정을 더욱 가치 있게 여기기 때문이다. 하지만 작가는 특정 감정울 우위에 두지 않는다. 두 감정 모두 우리의 삶이라는 것이다. 긍정적인 감정만이 부각되는 요즘, 부정적인 감정 역시 소중한 감정임을 잊지 말자.
p46
높은 곳에서 일할 때의 어려움은 무엇보다도 글씨가 바른지 비뚤어졌는지 알 수 없다는 사실입니다. 낮은 곳에 있는 사람들에게 부지런히 물어보는 방법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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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서로의 도움 없이는 살아갈 수 없다. 작가는 전반적으로 더불어 사는 삶을 강조하고 있다. 특별한 사람이 되기보단 사람들과 섞여 평범한 삶을 살고자 한다. 기본에 충실한, 정답에 가까운 삶이라고 생각한다.
p48
섬사람에게 해는 바다에서 떠서 바다로 지며, 산골사람에게 해는 산봉우리에서 떠서 산봉우리로 지는 것입니다. 이것은 섬사람과 산골사람이 서로를 설득할 수 없는 확고한 '사실'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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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저마다 입장이 있다. 상대방과 대립이 있을 때 이해가 되지 않는 상황이 많지만, 막상 나 자신이 상대방의 입장이 됐을 때 비로소 이해하게 된다. 요즘 공부해보려고 하는 요지다.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것. 한 단계 더 나아가 보자면, 상대방이 되어보는 것. 인생의 가장 큰 공부 중 하나라는 직감이 든다.
p117
한 그루 나무가 되라고 한다면 나는 산봉우리의 낙락장송보다 수많은 나무들이 합창하는 숲 속에 서고 싶습니다. 한 알의 물방울이 되라고 한다면 나는 바다를 선택하고 싶습니다. 가장 많은 사람들이 모여 사는 나지막한 동네에서 비슷한 말투, 비슷한 욕심, 비슷한 얼굴을 가지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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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특별한 것을 특별하다고 생각한다. 나는 특별한 것을 특별하지 않다고 여긴다. 위(p46)에서 말했듯이 가장 아름다운 삶은 평범한 인간의 삶이다(서술한 만한 근거는 없지만 인간적인 삶이 인간으로서 가장 매력적이다). 특별한 존재가 되기보단 평범한 사람 속에 섞여, 인정을 나누고, 인간의 문화를 느끼며 살고 싶다. 얼마나 아름다운가.
p120
무념무상은 정신의 피로를 회복하는 빈 공간입니다. 이 비움과 이완이야말로 '생각하는 공간'입니다. 빈 공간을 만들어 그 속에 무심히 앉아있는 것. 그것이 생각의 정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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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p48)에서 언급한 '상대방이 되어보는 것'과 견주어 인생의 가장 큰 공부 중 하나라고 생각하는 것은 '명상'이다.
'생각'은 눈에 보이지 않고 머릿속에서 맴돈다. 보고 만질 수 없다고 해서 생각을 그대로 내버려 두면, 방치해 둔 집마냥 조금씩 어지러워지고 더럽혀진다. 명상은 머릿속 정리를 도와준다. 얽히고설켜 있는 성난 매듭을 하나씩 풀면서, 생각을 차곡차곡 정리하다 보면 머리가 맑아지고 추가 정보를 받아들일 여유가 생긴다. 인상적이었던 순간을 더욱 오래 기억할 수 있고, 잘못된 행동을 되새기며 발전할 수 있다. 명상으로 하루를 시작하고 끝맺길 추천한다. 실천이 어렵다면 자기 전 눈을 감고 하루를 정리하는 명상을 해보길 권장한다.
p233
머리 좋은 것이 마음 좋은 것만 못하고, 마음 좋은 것이 손 좋은 것만 못하고, 손 좋은 것이 발 좋은 것만 못합니다. 관찰보다는 애정이, 애정보다는 실천이, 실천보다는 입장이 더욱 중요합니다. 입장의 동일함, 그것은 관계의 최고 형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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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문구는 내 삶의 이정표와 같다.
나는 자기계발을 위해 독서를 선택했다. 나름 꾸준히 독서를 해왔고, 많은 것을 배웠다고 생각하며 내심 뿌듯했다. 내가 교만했던 걸까.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실천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배운 것을 현실에 적용할 수 없다면 아무 의미가 없었다. 심지어 이론과 실습이 다르다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다. 요즘은 '현장'을 뛰어보려 한다. 다양한 사람과 얘기하고, 대중의 문화를 느끼며, 인간의 삶을 이해해보려 한다.
가닥을 잘 잡았다고 생각했지만 이것 역시 끝이 아니었다. 공부의 끝은 '상대방이 되는 것'이었다. 다시 차근차근 시행착오를 겪으며 공부해 나가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