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 보이는 우주가 아닌, 우주의 질서가 아름답다고 느낀 적이 있는가? 우주는 수학 그 자체이다. 인간의 이성을 초월하며 모든 것이 자연스럽고 조화롭다. 온 우주는 완벽한 계산 속에서 질서를 유지하고 있다. 세상 만물은 우주 법칙에 따르므로 인간의 삶에도 우주 질서가 녹아있다.
우주를 직접 느낄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럴 수 없기에, 인간의 삶에 녹아 있는 우주를 느껴보자. 나는 음악에서 찾아보려 한다. 세상에 악기는 무수히 많지만, '도', '레', '미' 음(note)을 연주 때 동일한 소리가 난다. 악기는 다르지만 어떻게 같은 음높이를 내는 걸까? 인간이 음에 대해 인위적으로 고유의 상수값을 부여했기 때문이다. 모든 악기가 '도' 음에 대한 동일한 진동수를 가지기에, 같은 소리가 나게 되는 것이다.
음악은 인간이 임의로 부여한 고유의 상수값들(notes)의 조합이다. 마치 혼돈(chaos) 상태였던 우주가 수학을 통해 지금의 질서를 유지하듯이, 음악도 음(note)의 적절한 배열을 통해 질서를 만든다. 미세하게나마 우주를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음악이 우주와 다른 점이 있다면, '인위'가 들어간다는 것이다. 인간은 불완전한 존재이므로, 인간을 모체로 한 음악이 완벽할 순 없다(음악뿐만 아니라 인간의 모든 일이 그렇다). 애초에 나의 목표는 완벽함이 아니다. 나의 목표는 두 가지다. 첫째는 음악을 통해 우주를 느끼는 것이고, 둘째는 개선(더욱 조화로운 음의 배열)을 통해 점차 우주와 가까워지는 것이다.
커버 이미지는 브라이언 그린의 「엘리건트 유니버스」라는 책에서 소개된 '우주 교향곡'이라는 그림이다. 인간의 이성으로는 이해의 한계가 있지만, 우주의 완벽한 질서를 음악과 결합하여 표현한 점이 인상적이다. 나 또한 연주를 통해 우주를 표현하는 날이 오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