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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실 MaSill May 29. 2024

《유근택: 오직 한 사람》

김가현

성북구립미술관에서 하는  《유근택: 오직 한 사람》전시를 봤다. 제1전시관에서는 성북동 일대의 풍경을 계절 별로 그린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이번 전시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비〉, 〈눈- 내가 온 길〉두 작품이 모두 이 전시실에 전시되어 있다. 〈비〉와 〈눈- 내가 온 길〉의 작품을 멀리서 봤을 때는 검은색과 하얀색의 점들이 작품 위에 모여 있는 것 같았다. 하지만 가까이서 봤을 때 작은 디테일들이 살아있었고 이 두 작품 모두 가로 길이가 3미터가 조금 안 되는 큰 크기의 작품이다. 그래서 작품 앞에 서 있으면 그 공간에 들어와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최근에 자연과 관련된 작업을 하면서 눈과 비를 그렸었는데 새로운 방법으로 눈과 비를 그린 작품이 신선하게 다가왔다. 작품 표면이 미디엄을 쓴 것처럼 오돌토돌한데 부드러워 보이는 질감이다. 이 방법은 한지를 철솔로 긁어서 표현한 부분이라고 들었다. 전혀 생각지 못한 방법이었는데 작품과 잘 어울려서 신기했다. 제2전시실에서는 목판 작업이 전시되어 있다. 작가의 말 중에서 “나무에서 어둠을 들어내 결국 칼과 빛의 파동만을 남기게 되는 목판들은 나의 내면 깊숙이 내재하여 있는 감성들을 수면 위로 끌어올리는 가공되지 않은 어떤 지하실과 같은 개념이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한 부분이 있는데 이 부분이 재미있게 느껴졌다. 평소 판화에는 큰 흥미를 느끼지 못했는데 나무의 어둠을 칼과 빛의 파동으로 나타낸다는 게 흥미로웠다. 또 목판이 가공되지 않은 지하실이라고 표현한 점도 이 작가가 나무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많다는 게 드러나서 재미있었다. 작은 전시지만 유근택 작가의 삶이 드러나는 전시이기에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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