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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통수영 Sep 25. 2024

친구 4

가고 싶지만 가고 싶지 않았다.

부모님도 가보지 못한 해외를 내가 가도 될까?

엄마아빠가 이 돈을 벌려면 얼마나 고생을 해야 하는데 정말 내가 가도 될까?

내가 뭐라고 이런 호사를 누리는 걸까?


외국에 나가고

유학까지 간 Y가 부러웠음에도

막상 내가 잠깐 떠나는 여행인데도

마음이 무겁다.


가고 싶은 마음.

그냥 왠지 있어야 할 것 같은 마음.


마냥 좋을 줄 알았는데

그냥 그런 마음.

이건 뭐지?


01.

Y와 함께 할 영화와 음악을 골라 CD에 담고

필요한 물건을 쇼핑하며

Y와의 시간을 기대했다.


Y를 만난다는 게

생애 처음으로 외국에 나간다는 게

설레고 즐거웠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정해진 비용 안에서 쇼핑을 하고

여권신청을 하면서

마음이 불편했다.

여행가방. 수영복 등 사고 싶은 물건은 않았지만 정해진 비용에서 소비해야 했기에

결국 많은 것은 주변으로부터 빌렸다.

나중에는 이런 생각까지 들었다.

정말 이렇게 까지 해서 여행을 가야 하는 걸까?

설레는 마음보다 앞서는 마음


부담

.

.

.


02.

여행에서 모든 게 처음이었다.

긴장과 설렘.

새로움이 공존하는 곳에서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되는 그런 느낌이었다.

과감하게 옷을 입고 화장을 해도 괜찮았고

자고 싶을 때 자고 일어나고 싶을 때 일어나도 괜찮다.

학업. 아르바이트 등 일상에 쫓겨 살아가던 내가

그냥 멍하게

다음 끼니에 무엇을 먹을지

어디 가서 시간을 보낼지

그것만 생각하면 된다.


그건 시간 낭비라고

이렇게 하면 안 된다고

나에게 뭐라고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냥 내 자유다.


여기서 나는 너무 편했고

빛났다.

한국에서 보던 쭈구리가 아닌

그냥 빛나는 나 자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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