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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통수영 Nov 12. 2024

우울증 탈출기

03. 우울증 최고에 약. 운동.

운동을 하라고요?


운동이 우울증에 좋은 건 알죠.

그런데 우울증에 빠져본 분들은 아실 겁니다.

우울할 때 운동이 되던가요?

1시간이라는 시간 동안 집중해서 운동이 가능할까요?


아니죠.


우울감이 오면 매사가 귀찮고

도파민이라는 녀석이 편한 흥분을 찾아 돌아다닙니다.

밤새 영상을 시청하거나, 술이나 도박 등 강력한 자극이 아니면 집중조차 할 수 없습니다.

계속 우울감을 호소하고 여기저기 기웃거리지만 정말 한 순간도 어디에 집중하지 못하고 산만함을 나타냅니다.


"나는 성인 ADHD 인가?"


ADHD 우울증이 비슷하게 닮아있는 있어요.

무기력합니다.

귀찮아요.

그런데 이상하게 파이팅이 넘치죠.

상업적으로 건강하지 못한 나의 마음을 충족해 줄

대체할 흥분을 찾아 돌아다닙니다.

이성에.

도박에.

중독에...

결국 이상한 파이팅은 나에게 도움이 안 되는

엉뚱한 방향으로 에너지를 사용합니다.


피폐해지고

주변과는 단절되죠.

무언가를 강렬히 해야겠지만

나에게 도움이 안 되는 이상행동을 하죠.


이렇게 건강하지 않은 중독에 빠집니다.


어떻게 하면 될까요?

운동을 해야 할까요?

말아야 할까요?


운동을 해야죠.

그런데 혼자 하기는 어렵습니다.

이때는 누군가에 도움을 야 합니다.

나를 이끌어줄 재미있는 선생님과 운동을 하

나와 공통 관심사를 가진 사람과 함께 하는  어떨까요?


친구나 가족과 하는 건 안 되나요?

네. 안됩니다.

친구와 시험공부를 하려고 만났다가

노느라 공부를 하나도 못한 것처럼

친구나 가족과 하는 건 금물입니다.


특히나 운동을 좋아하지 않는 지인이나 친구와 하는 것은 안돼요.

운동 삼아 집안일하는 건 그냥 집안일일 뿐 운동은 아닙니다.

걷기는 걷기일 뿐 운동은 아닙니다.


운동은 공부와 마찬가지입니다.

운동할 때는 운동에만 집중해야 합니다.

땀이 나고, 가슴이 콩닥콩닥.

너무 힘이 들어 아무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몰입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운동에 있어 가장 중요한 건 나의 의지가 아니라 사람과 환경입니다.


스마트폰 반입이 불가한 운동

나와 함께 하되 조력자가 함께 하는 운동.

친분이 없더라도 온전히 운동에 대해서만 대화 나눌 수 있는 동료.

이것만 있으면 충분합니다.


운동은 몰랐던 나 자신을 알아가는 귀한 시간입니다.


저도 오랜 시행착오 끝에 요가를 시작했습니다.


요가에서의 명상은

통증으로부터 나를 자유롭게 해 주었습니다.

'나는 어깨가 아팠구나.'

'팔에 힘이 없어서 어깨통증이 심했구나'

'발목에 근육이 부족했구나

이렇게 운동을 통해 나는 내 몸을 알게 되었습니다.


운동하는 시간이 아까우신가요?


나에게 내어주는 귀한 시간.

내가 운동까지 줄여가면서 해야 하는 더 다급한 일이 있을까요?


운동을 하면서 활력이 생겼습니다.

미루던 집안일을 빨리 할 수 있었고,

건강을 회복해 일도 시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내가 언제 쉬고 언제 일해야 하는지,

숙면에 따라 컨디션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내가 하루 부 활동이 가능한 시간은 인지,

내가 지금 혼자 있고 싶은지 타인과 있고 싶은

나도 몰랐던 나를 알아가면서

나의 몸에 나의 마음에

귀를 기울이게 되었습니다.


오늘도 운동을 미루었으니 난 실패했어


당신은 실패하지 않았습니다.

지금 당장 내가 할 수 있는 걸 하면 됩니다.

15분 스트레칭이라도

10분 줄넘기라도 하면 됩니다.


운동은 우울증에 걸렸을 때 하는 활동이 아닙니다.

일단 우울감이라는 녀석이 찾아오면 운동을 하고 싶은 마음이 사라지고

움직이기 싫은 마음이 드는 건 당연합니다.


운동은 우울증이 오기 전에 충분히 즐기시고

우울증이 이미 와 버린 상황이라면

함께 운동을 할 사람과 함께 해야 합니다.


운동을 미룬 내가 실패자가 아닙니다

운동은 누구에게나 귀찮고 미루고 싶은 일입니다.


이런저런 운동으로 시행착오도 겪고

근육통으로 일상생활에 불편함도 겪어보고

잠념이 떠오르지 않을 만큼 땀 흘리고

숨이 턱끝까지 차오르는 임계점에 도달하고도

저는 운동습관이 드는데 3년이라는 시간이  걸렸습니다.


그래서 습관이 되었냐고요?

아직도 이불속에서 나오기 싫은 날이 더 많습니다.


힘들고

시간을 내야 하고

비용이 들지만

그럼에도

살기 위해 운동합시다~!




애플에 창업자 스티븐 잡스를 요가를 즐겼고,

나이키 창업자 필 나이트는 달리기를 즐겼죠.


운동을 하며 나는 알게 되었습니다.


내가 생각보다

할 수 있는 것이 많았고,

생각보다 나는 괜찮은 사람이라는 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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