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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통수영 Sep 15. 2024

이방인 3

한국살이 B이야기

고향이라면 겪지 않았을 그런 일을

한국살이를 하면서 직면하고 있다.

...

한국생활이 많이 힘들다.


01.

"야! 비키라고 사람 지나가잖아. 안 보여?"

지나가는 여자가 유치원도 안된 꼬마 아이 5명에게 소리를 지른다.

"지금 뭐라고 하셨어요?

다 함께 어울리는 잔디이고 아이들이 어울리는

장소인데 이렇게 밖에 말씀을 못하시나요?"

꼬마 아이 5명 중 언니에 남편이 화가 나서 이야기를 한다.

언니들은 커피를 사러 가서 A와 B가 아이들을 보고 있었는데 아이들을 혼낸 그 여성이 A와 B만 보고 언니에 남편은 보지 못한 것이다.


사람들이 무슨 일인가 몰려들기 시작했고, 언니의 남편이 따지기 시작하자 자기 가족을 불렀다.

아이를 나무란 여자의 오빠가 왔고 언니들과 언니의 남편. 그리고 A와 B가 모두 왔다.

상황을 들어본 여자의 오빠는 상황을 정리해 주며  오빠가 대신 사과를 하고 자신의 여동생을 나무란다.

여동생은 아이들이 공원에서 시끄러웠고 공을 차서 무서웠다며 억울한 듯 눈물을 흘린다.

오빠와 여동생은 그렇게 대화를 나누며 그 자리를 떠났다.

언니들과 언니의 남편이 있었기에

억울한 상황이 이어지지 않았겠지만

A와 B는 이런 상황에 매번 직면한다.


02.

한국 사람들은 정이 많고 친해지더라도 개인주이적인 성향으로 예절도 바르다.

여성뿐 아니라 남성들도 깔끔하고 매너가 좋다.

지하철도 깔끔한데 가격도 저렴하다.

서울에 교통은 말도 못 하게 편하다.

그것뿐인가?

100만 원도 안 되는 월세를 지하철 역세권에 얻을 수 있는 집도 있다.

집주인아주머니는 텃밭에 심은 고추라며 가끔 고추와 상추도 갖다 주시고, 명절음식도 가끔 나눠주신다.

둘째가 태어난 날 출산했을 때 한국 언니들이 선물이라며 아이에게 용돈과 함께 홍삼을 선물로 주기도 했다.

인도에서는 느껴본 적 없는 한국에 정이다.


한국사람은 정이 많지만

모든 한국인이 그런 건 아니다.

얼굴색만 보고 영어를 못할 거라고 단정하고,

백인들의 영어 발음과 문법이 더 우수할 거라고 단정한다.

얼굴색을 보고 누군가는 여행을,

누군가는 노동을 할 거라고 단정 짓는다.

자기 관리가 잘되었지만 그걸 타인에게 강요한다.

정말 보이는 모습으로 사람을 판단하고 평가받는다.

끈끈한 정을 나누기 전까지 친해지는 것도 너무 힘들다.


친구이상이라고 여기는 언니들도 좋지만,

너무 과도하게 아낀다.

택시를 타고 싶은데 걸어가자고 하고, 비싼 입장료가 있는 곳에는 가지 않는다.

채식주의자인 나. 이곳에서 피곤한 나의 상황을 배려하지 않고 언니들의 패턴에 맞추어 여행하고 함께 한다.


인도라면 절대 만나지 않았을 법한 인도 사람들도 나를 힘들게 하기도 한다.

집을 구하거나, 출산 후 조리를 돕거나, 자녀를 돌봐주는 등 등........... 가족과 나누어야 할 이야기를 남인 나에게 한다.

돈을 빌려달라고 하는데 매번 거절하기도 쉽지 않다.


이웃은 이웃대로

한국언니들은 한국 언니들대로

인도 친구들은 인도친구들대로

나를 너무 힘들게 한다.


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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