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여자, 그 남자
이 글에 나오는 인물들은 작가의 상상에 의해 창조된 가상의 인물들입니다. 에피소드는 화학 키워드를 독자에게 소개하기 위해 만든 것이니 다소 유치하더라도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내 속으로 낳은 자식이지만 네 아버지를 똑 닮은 너를 보며 걱정이 많다. 태어나서 한 번도 정리라는 것을 해 본 적도 없고 청소며 빨래며 해 본 적이 없으니 지금 네 자취방 꼴은 안 봐도 뻔하다.
같이 살 때도 말을 들은 적이 없는 네가 내가 지금 무슨 말을 한다고 듣겠느냐만 내 한마디만 해야겠다. 저번에 네가 술 먹고 들어와서 왜 날 이렇게 낳아서 여자가 다 도망가냐고 주사를 부릴 때 측은하기도 하고 해서 참고 넘어갔다. 내가 잘못 기른 잘못이라 자책하면서 말이다. 그런데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억울하다. 난 너 멀쩡하게 낳아 정성껏 잘 길렀다. 훤칠하고 머리도 그 정도면 충분히 좋고 목소리도 좋다. 그러니 내가 너한테 욕을 먹을 일은 없어 보인다.
그런데 그거 아니? 너 옷에서 땀 냄새 엄청난 거? 너 스컹크야. 네 주변 3m 이내로는 사람들 안 오는 거 모르겠어? 아무리 멀리서 보기 좋고 목소리 좋고 유머 있으면 뭐 해? 가까이 있으면 냄새 때문에 머리가 터질 것 같은데 어떻게 여자친구가 붙어 있어? 그리고 잘 기억해 봐. 네가 고등학교 다닐 때는 내가 빨아준 옷 입고 다녔지? 그때는 여자애들한테 편지도 받고 했던 거 기억 안 나? 엄마가 그것 때문에 얼마나 속을 끓였는지 모르지?
여자친구 만든다고 헬스장 열심히 다닌다고 그랬지? 몸 좋아야 한다고. 근데 아들아. 네 옷에서 나는 냄새 안 없애면 여자친구 절대로 안 생길 거다. 엄마가 자취방에 두고 온 워싱 소다는 어디에 쓰는 물건인지 기억도 안 나지? 운동 갔다 와서 바로 워싱 소다 푼 물에 옷을 헹구고 말려서 입어봐. 그리고 음식물 쓰레기는 좀 버리고 살자. 파리가 너 참 좋아하더라. 그러다 파리 여자친구 만들겠어. 파리 며느리는 싫다. 제발 엄마 말 좀 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