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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라이데이 Oct 22. 2024

순리대로 간다

나를 아는 것이 순리

TL;DR

최근에 미국 부동산&영주권 관련 세미나를 들었다.

누구나 느끼겠지만 미국 및 선진국과 비교하면

대한민국의 자본주의 시스템은 아직 미흡한 면이 너무 많다.


특히 대출, 세금 관련 법.

배당소득과 주식 자본이득의 통합을 논하기보다

부족한 내용의 법을 일단 밀어붙이려 하고,

부동산 관련 법은 누더기가 따로 없다.

대출과 세금 관련 법이 이렇게 복잡하고 매번 바뀌면

사람들이 어떻게 미래를 계획하고 설계할 수 있을까.


미국의 세법과 증여, 상속세 한도 및 리빙트러스트 활용법을 알고 나니

나 같아도 돈이 있고 자식을 미국에 유학 보낼 수 있다면

자산을 모두 미국으로 이전해서 관리할 것 같았다.

주식, 연금, 보험, 부동산 시스템과 법이 정해진대로 흘러가고

조금만 머리 쓰면 절세하면서 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 방법이 아주 많다.


하지만 어쩌겠나. 난 한국에 살고 한국인인걸.

(영어라도 잘했으면 그렇게 살고 싶은 미국 싱글하우스에 도전해 봤을 텐데^^)


대출 불가

지난 7월에 매수한 재건축 아파트의 대출을 받으려 했다.

7월에 3.30%였던 금리는 9월 말 4.41%로 올랐다. 거기에 40년 만기 불가.

이것도 그나마 제일 저렴한 거라 알고 있던 우리은행 상담사분을 통해 신청했다.

그런데 우리은행에서 10월부터 주택담보대출을 중지한단다.

그래서 대출이 가능하고 금리가 가장 낮은 경남은행을 찾아갔다.

전화통화 당시 4.0x%였지만 은행에서 신청할 때 5년물 금융채 금리가 또 올라서 4.2x%,

그리고 며칠 전 전화 와서 이번주 금요일에 또 0.2% 오르고

내 잔금일 기준으론 오른 금리가 적용된다는 것.


오히려 기분이 홀가분했다.

지금 억지로 대출받지 말라는 운명이라 생각했다.

난 이 돈으로 내년 이후 기회가 오면 상업용 부동산에 단독 혹은 공동투자할 계획이었다.

그런데 요즘 신규법인 대출도 잘 안 나오고, 빌딩 매수 시 대출금리도 엄청나게 올랐다.

즉 모든 상황이 굳이 지금 무리하게 현금을 마련하지 말라는 쪽으로 가고 있다.

순리대로 가기로 했다. 대출 없이 간다.

나중에 주식, 부동산 투자 기회가 왔는데 자금이 부족하면 그때 담보대출을 받으면 된다.


나는 그렇다 치고,

2년 동안 특례론&정책금리로 실거주 및 갈아타기 수요자들 영끌하게 해 놓고

이제 와서 대출 금지시키고 주담대 금리 5%까지 올린다고.

물론 이런 제약적인 관치금융은 오래가지 않을 것이다.

내 예상대로 시장상황 안 좋아지면 예전처럼 모든 규제를 풀겠지.

(지금 미등기 상태인 물건이 꽤 많다. 겨울에 뜬금없는 급매가 하나씩 나올지도..)


사람 레버리지

미천한 경력이지만 가능하면 모든 투자를 직접 하려고 한다.

코인, 미국 개별 종목, 부동산은 앞으로도 지금처럼 직접 공부해서 투자할 것이다.

최근에 연금저축, IRP에 투자를 하기로 했는데

여기에 미국 ETF, 국채, 금 현물등 상품 몇 개를 넣고 10년 이상 기다릴 수도 있지만,

앞으로의 10년이 지난 10년과 다른 흐름이 될 확률이 높다고 판단했다.

그러면 분산투자와 리밸런싱이 필수일 수 있다.

그런데 그건 내가 가장 못하고 공부할 여력도 없는 부분이다.

자산의 상관관계를 계산해서 분산하는 것도 어렵지만 리밸런싱 타이밍 왔을 때

기계처럼 매도 매수하는 건 일반적인 뇌를 가진 사람이라면 매우 힘들 것이다.


사실 난 지금까지 연금은 화폐가치 하락을 방어하지 못한다는 이유 

그리고 내 생활 패턴이 안정적이지 않아 고려하지 않았다.

난 회사 다니다가 그만두고 1년 동안 중남미 배낭여행을 다니고, 아이슬란드 가서 렌터카로 일주하고..

이런 삶을 살았다. 2013년 게임회사 퇴사 후 5년 전 미국 회사에 입사하기 전까진 스타트업에 빠져

돈과 투자 개념은 아예 없는 채로 그저 일만 하고 거기서 보람을 느꼈더니... 남은 건 벼락거지 신세였다.

하지만 지금은 연금계좌에 넣을 돈은 큰 걱정 없이 투자할 수 있고, 

무엇보다 장수리스크(?!)에 대비하기 위해 노후 현금흐름을 중첩해서 만들고 싶어서

연금저축 투자를 시작하기로 했다.


아내와 한 달 동안 연금저축, IRP 등 연금을 위한 절세계좌와 상품을 공부했다.

계좌를 만들고 소액으로 사고팔고 리밸런싱을 해 보면서 내린 결론은 너무나 당연하다.

우리의 기대수익률을 달성하기 위해선 정말 많은 공부를 해야 한다는 것.

그런데 우리는 그럴 시간도 부족하고 무엇보다 다른데 더 관심이 많다. 그리고 난 예측보단 대응을 더 중요시한다.

그래서 전문가에게 분산투자&리밸린싱을 맡기기로 했다. 사람(회사) 레버리지를 쓰기로 한 것이다.

이것이 우리 입장에선 가장 마음 편하고 이치에 따르는 길이라고 생각했다.

특히 주요 타이밍 때마다 알림이 와서 나에게 맞는 리밸런싱 매수 매도를 자동으로 할 수 있는 점이 맘에 들었다.

내가 직접 분산 종목을 설계하고 리밸런싱을 위한 코드를 짤 수도 있겠지만

똑똑한 퀀트팀이 있는 자문플랫폼이 나보다 더 잘하지 않을까? 최소한 수수료만큼이라도.

대신 우리는 관심 있는 미국 개별 종목과 부동산에 집중해서 인플레이션을 헷지 하면 된다.


간담회에 참여해서 대표를 직접 만나고 질문도 했다. 

(왜 사람들은 거기서도 "부동산은 계속 오를까요?", "어디 사세요?"라는 질문을 할까.. 휴..)  

    화폐가치하락(인플레이션)을 감안했을 때 연금저축투자가 가진 한계  

    리밸런싱 알고리즘과 퀀트팀 역할  

    현재 수수료로 회사와 유능한 인재를 유지할 수 있는지  

난 위 질문을 했고 만족할만한 답변을 얻었다.

설레면서 마음이 편하기도 하다. 

(한국 부동산 시황에 대한 뷰가 나와 다른 점이 조금 걸리긴 했지만^^,

22년 가을에 달러 팔아서 23년 초 폭락한 한국 아파트 매수한건 말 그대로

리밸런싱 능력과 용기의 조합이 아니면 할 수 없었던 투자로 엄지 척 인정!)


항상 큰 자금을 만든 후에 투자하려고 했는데, 앞으로는 소액이라도 일단 시작하는 습관을 가져야겠다.


나를 아는 것이 순리

주변에 투자로 부를 일군 사람이 드문 것은 그만큼 어렵기 때문일 것이다.

일시적인 투자 수익이 아니라 끝까지 잘 된 사람을 말하는 것이다.

거기엔 자신을 과대평가하는 인지편향도 큰 원인이 아닐까 생각한다.


내 그릇으로 만들 수 있는 부의 크기가 어느 정도일지 잘 모르지만,

일단 금액에 대한 목표 없이 과정을 즐기다가,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자유가 오면

그때는 투자로 노후준비를 마쳤다고 말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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