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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심여행자 Jul 01. 2024

야끼우동엔 짬뽕면을 쓴다.

대구의 면식. 야끼우동 이야기

야끼우동 드래요?


내게 이렇게 말해주는 대구사람한 명도 없었다. 그래서 한동안 잊고 살다가 외지인들끼리 시내-라고 하면 동성로의 야끼우동집에 갔던 적이 있다. 한 그릇을 비우고 나서 이구동성으로 이런 음식이구나 라는 말을 두고 나왔다. 그리고 머릿속에 이름만으로 남은 음식이 됐다.


야끼우동 드셔보셨어요?


영남대에 다녀오는 다녀오는 길이었다. 점심시간이 좀 지났고 한 끼에도 정성을 들이는 사람끼리 같은 차를 타고 대구로 돌아오는 중이었다. 대구생활 몇 년 만에 대구사람에게 야끼우동을 먹자는 이야기를 들었다.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고령에서 대구를 동서로 가로질러 경산까지 이어지는 달구벌대로에 수성대학교가 있다. 그 뒤편으로 야끼우동으로 유명한 리안이 있다. 위치때문에 동성로의 중국집들과 달리 관광객이 없다. 이 집의 맛을 아는 대구 사람들이 찾아오는 집. 1인 1 야끼우동에 탕수육을 시키는 게 일반적이다.


대구에서 말하는 야끼우동(야키우동)같은 이름의 일본식 중화풍 야키우동과는 전혀 다른 음식이다. 일본식 우동과 헷갈리는 문제로 순화한 이름이 볶음짬뽕이다. 야끼우동은 우동처럼 굵은 면발이 아니고 짬뽕처럼 가는 면발을 사용하는 빨간 짬뽕요리다.


뽕은 웍에 기름을 두르고 재료를 빠르게 볶다가 물을 넣고 끓인 음식이다. 대구식 볶음짬뽕은 이 국물을 자작해질 때까지 졸여 사용한다. 그 덕에 국물에 들어가 있는 짬뽕보다 감칠맛이 폭발한다. 하지만 야채도 넉넉하게 들어가 있어 생각보다 훨씬 부드러운 맛이 난다. 원조를 자랑하는 집들이 동성로 주변에 모여있지만 사실 대구에서 짬뽕 좀 한다는 중국집 메뉴판엔 다 있다.


탕수육까지 야무지게 먹고 밖으로 나왔다. 여전히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아 다 먹고 앉아 있기엔 눈치가 보였다. 주변에 카페도 많으니 차 한잔을 즐겨도 좋다. 역시 맛있는 음식 한 그릇이면 세상이 평화로워 보여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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