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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심여행자 Jul 05. 2024

아무리 더워봐라, 치맥을 먹지

치킨의 성지 대구에서 즐기는 두 가지 치맥페스티벌

아무리 더워봐라 내가 힘들어하나,

한 손에 치킨을 들고 시원한 맥주를 즐길 테다.


여름의 도시 대구에서는 지금 치맥페스티벌이 열리고 있습니다. 2024년 7월 3일 수요일부터 7월 7일 일요일까지 대구 두류공원 일대에서 양손에 치킨과 맥주를 든 청춘들이 뜨거운 더위를 즐기고 있습니다. 매년 100만 명이 찾는 대구 치맥페스티벌은 대프리카라는 이미지를 역으로 이용해 더위를 파는 독특한 축제입 니다.


나는 치맥은 좋은 데 더운 건 싫어.


그럴 수 있습니다. 저도 그러니까요. 그런 사람들은 치맥페스티벌을 즐길 수 없을까요? 아닙니다. 치맥을 좋아하지만 더위는 피하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또 다른 치맥페스티벌이 대구 평화시장 닭똥집 골목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숨 막히는 더위를 지나 문을 열고 들어가면 시원한 에어컨 바람이 나오는 실내에서 맛있는 닭똥집부터 치킨, 찜닭까지 다양한 닭요리를 즐길 수 있습니다.


좀 더 궁금하시다고요?


그래서 제가 먼저 다녀왔습니다. 두류공원이 보이는 83 타워와 평화시장 닭똥집 골목이야기를 영상으로 만나보세요.

서울아재의 대구맛집 대구여행, 두류공원과 평화시장 닭똥집 골목

대구의 도심의 역사를 한눈에 보기 좋은 83 타워 전망대와 이월드


대구의 전망대는 세 곳이 있습니다. 팔공산, 앞산 그리고 83 타워 전망대입니다. 팔공산은 새벽이나 아침에, 앞산은 야경 볼 때 좋은 데 시내에서 가까운 위치는 아니라서 보통 83 타워를 추천합니다. 조선시대의 경부고속도로였던 영남대로나, 조선시대 물류 중심지였던 낙동강, 그리고 경부선등 대구의 역사를 바라보기 좋은 곳입니다.

대구 83타워. 높이 312m로 우리나라에서 두번째로 높다.

타워에서 내려오는 길에 예정에 없던 테마파크 이월드에 끌려갔습니다. 두 개는 타셔야 된다는 말에 벌벌 떨면서 지도를 봤습니다. 롤러코스터가 세 개나 있고, 360도 회전하는 메가스윙도 있는 이 무시무시한 젊음의 공원에서 노약자에게 두 개나 타라는 게 말이 안되죠. 심끝에 회전목마랑 케이블카요라고 말했다가 대차게 무시 당했습니다.


여섯 바퀴 도는 부메랑이랑 메가스윙을 태워서 공중에서 몸도 마음도 분리시켜 보는 게.

아이들 좋아하는 디스코 팡팡이랑 뱅글뱅글 빠르게 도는 뮤직 익스프레스도 좋아요.


자기 일 아니라고. 저기요. 이봐요. 선생님들. 잠깐만... 에어드롭이 정말 타고 싶은 데 점검 중이네요. 아쉽지만 카멜백 타겠습니다. 산능선에 있어 전망도 좋을 것 같아요.


그리하여 길이 1km에, 대기줄도 1km 인 인기 롤러코스터 카멜백에 실려졌습니다. 같이 탄 초등학교 5학년 여자아이들에게 누구랑 왔냐고 물었더니 친구들끼리 왔다 한마디를 덧붙입니다. 남자애는 쫄보라 못 탔어요. 애들아 그 쫄보가 여기도 하나 있단다. 덜그럭 덜그럭 열차가 출발했는 데 손잡이를 꽉잡고 있던 저를 보더니 한마디를 더합니다. 아저씨 만세하세요. 응? 이렇게? 내려간다. 아아악!


닭똥집은 창자가 아니라 위다. 보들보들한 닭똥집의 매력


동대구역에서 버스로 세정거장에 평화시장 닭똥집 골목이 있습니다. 무려 스물 네곳의 전문점이 모여있는 이 곳에서 가장 인기 있는 메뉴는 역시 닭똥집입니다. 똥집은 창자가 아니라 닭의 두 번째 위, 근위라고 부르는 모래주머니입니다.


서울에서 똥집을 맛본 사람들은 대게 좋지 않은 경험으로 갖습니다. 삼계탕 집에서 인삼주 한잔과 함께 나오는 똥집 볶음이나 어쩌다 치킨집에서 만나는 똥집 후라이드는 질겨서 이가 안 들어가기 일쑤죠. 그렇다 보니 관심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후라이드, 양념, 간장, 마늘 - 4가지맛 모듬똥집.

대구는 완전히 다릅니다. 보들보들한 똥집의 식감은 한번 맛보고 나면 어 나오기 어렵습니다. 튀김옷을 무친 똥집후라이드는 치킨만큼이나 인기 있는 품목입니다. 후라이드, 양념, 간장, 마늘까지 한데 나오는 4종 세트는 닭똥집 골목에 가면 모둠 똥집이란 이름으로 즐길 수 있습니다. 살짝 매콤한 볶음똥집은 술이 술술 들어가는 안주랍니다.


대구 치킨집에서 꼭 주문하게 되는 살짝 매콤한 모듬똥집.

커다란 음악소리에 맞춰 춤추며 즐겨도 좋고, 시원한 바람아래서 우리끼리 잔을 치며 즐겨도 좋고, 하루는 여기 하루는 요기 반반으로 즐겨도 좋은 대구 치맥페스티벌. 더위가 가득한 이번주말 뭐 하세요? 얼른 열차표를 예매하셔야죠.  매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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