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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안경

by 김추억
강화도 솔정리 마을에서


<꽃안경>

당신은 내게 말했죠
"꽃길만 걸으세요"

나는 속으로 말했죠
'꽃이 있어야 말이죠'

'내게는 꽃길이 없어요'
시무룩한 길을 나는 걸었어요

그때 길가에 핀 꽃이 말했어요
"나를 안경삼아 세상을 봐"

나는 얼른 꽃안경을 꼈어요
아! 꽃길이다!

꽃안경을 끼니까
온 천지가 꽃이 되었어요

꽃길, 꽃들녘, 꽃집, 꽃구름, 꽃하늘!
누군가 나를 보면 나도 꽃이겠지요


꽃안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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