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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 kaya Lee Mar 05. 2016

누구에게도 알려주고 싶지 않아, 귀물들의 집

도시를 걷다 #13 - Kyoto

더 발길 잦지 않은 곳으로.





요상한 버릇이 생겨버렸다.





그게 말이지, 이상하게 점점 더

남들이 잘 가려하지 않는 곳,

엉뚱한 곳, 우연히 접어드는 곳, 이름도 잘 알려지지 않은

그런 낯선 곳들 외에는

이상하게, 영 끌리지가 않는 거라 이 말씀이야.













그래서, 이미 무던히도 익숙한

교토의 탐방은.........

계속된다.


































































그러고 보니 꽃 같기만 한 그 봄날은

참으로 한때로구나.


















































아니 그런데,

골목 어귀에서

시선을 단박에 사로잡는,

이것들은 무엇이란 말이더냐.

































































뿐이냐,

이런 것도 있다.

후들후들.






















슬며시 발을 안쪽으로

디디던 순간부터

나는 그냥 일순

조용해졌다.



무심한 듯 유쾌한 가게 주인과

귀신의 집, 아니

골동품들의 안식처인 양

머리부터 발끝까지 구석구석

나를 둘러싼 무수한 눈동자들이

가만히

이방인

응시하는 곳.
































그래요 주인장,

가게 안 낡은 것들을 닦고 손질하고

정리하고 늘어놓으며

그런 그 얼굴이 어찌나 뿌듯하고 재미나고

즐거워 보이던지.

당신이 누구이건 간에,

당신이 그간 뭘 하던 사람이건 간에

누군가 이곳을 찾거나 찾지 않거나


아랑곳없이

기척 없이

있어줄 곳.


그런 곳이었으면 좋겠다.











교토는 참 재미있지.

요조숙녀의 얼굴을 하고는

어느 날엔가 늘어난 배바지를 입고

생맥주에 풋콩과 고로케와 간장 비빔밥을 먹으러

홀연히 길을 나서도 어색하지 않은,

그래, 교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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