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사랑은 할 수 없을 것 같다. 적당히 좋아하는 마음으로 보기도 좋게 예쁘게 살아가고 싶은데 그럴 수가 없다. 그 정도 마음으로는 지속할 수 없는 사람이 되어버렸다. 아니 처음부터 그렇게 태어났는 걸지도 모른다. 깊게 사랑하는 법도 모르면서.
그나마 다행인 건 그 대상이 대부분 사물이거나 동사에 있음이다. 그림은 딱 재작년까지 그랬다. 너무 좋아하는데, 그림으로 잘 먹고 잘 살고 싶은데, 그림이 잘 그려지지가 않는 게 짜증이 났다. 짜증나는데 또 계속 어떻게든 해내고 싶었다. 그러고서 내가 평생 너랑 같이 알콩달콩 살려고 얼마나 노력했는지 알아? 어깨를 으쓱이고 싶었다.
아이러니하다고 어물쩡 넘어가고 싶은 사실이 있다. 나는 그다지 그림을 열심히 파고들지는 않았다. 그러니까 나는 마음을 제대로 내어주고, 깊숙이 들여다보고, 오랫동안 공들여 사랑하는 법은 모르는 체 그림이 나를 사랑해주었으면 했는가보다. 그림은 잘못이 없다. 내가 적당히 즐기며 사랑하는 동안, 그림도 적당히 나에게 즐거움을 주었다. 욕심을 부린 건 나다. 이 정도 오래 사귀었으면 이제 좀 네가 먼저 다가와서 나한테 금반지라도 줘 봐. 그러나 그림은 그러지 않았다. 내가 금손이 되는 일은 없었다. 나는 딱 내가 즐거울 만큼 그렸고, 적당히 성취감을 느낄 정도로만 노력했다. 대신 욕심을 부린 만큼 짜증이 나고, 화가 났고, 속상하고, 우울하고, 눈물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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