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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피어오른다 Jul 17. 2024

백 살이 되면

황인찬, 서수연 글 그림. 사계절 출판



백 살이 되면 좋겠다.

아침에 눈을 뜨지 않아도 되는,

창밖에 들려오는 소리에 귀 기울이며

오래 평화롭게 잠들 수 있다면 좋겠다. 





죽기 전까지 영위한 삶이 '부드러운 오후의 빛' 같다면,

백 살이 되어 온 가족들에게 둘러싸인 죽음을 맞이한다면..


인생 잘 놀다 갑니다.

인생 잘 쉬다 갑니다. 는 말을 할 수 있다면,

이 꿈속 같은 편안함을 상상할 수 있으리라.



다소 복잡하게 표현된 그림은 한장 한장 넘기고서야

점점 그 세계로 스며드는 기분을 경험하게 해주었다.


백 살과 상반된 아이들의 모습이 등장한다.

엄마가 아침에 깨우는 것을 싫어하는

아빠가 흔들어 깨울까 봐 걱정하는 아이.


백 살이 되어 죽음에 이르는 순간 눈을 감고 어린 시절을 떠올리듯

그림 속 아이는 아늑한 숲 속과 호수에 머문다.

돌아가신 할머니를 그리워하며 나무가 되고 싶다는 꿈을 품는다.


깊은 뿌리를 땅에 박고 곧게 뻗어가는 나무.

나무가 되고 싶다는 소망에는 

쉬고 싶은 휴식과 그 안에서 호흡하며 살아있음을 느끼고 싶은

두 가지 마음이 공존하는 건 아닐까.

오랫동안 누군가의 마음에 살아 숨쉬기를 

바라는 마음 같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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