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문혜정 Nov 21. 2024

와흘메밀마을, 운석처럼 떨어진 태양빛


메밀밭 쪽으로 향하니 전체적으로 마음대로 둘러보기 조심스러운 휑뎅그렁한 분위기였다. 밭이 드넓게 펼쳐져 있기는 했지만 메밀꽃은 보이지 않았다. 식물의 흔적이 없는 걸로 보아 이미 메밀을 수확한 후인 것 같기도 했다. 아쉬운 대로 밭에 있는 나무 사진이라도 찍으려고 카메라를 들었는데, 마침 태양이 구름과 겹쳐지면서 운석처럼 떨어지는 듯한 형상이 만들어졌다. 아주 멋진, 멋지다는 말이 가장 적절한 어휘는 아닐 것 같은 풍경이었다. 감탄하며 사진을 조금 더 찍으려고 보니 이미 태양과 구름의 모양이 바뀌어 아까와 같은 형태는 보이지 않았다. 한순간 아쉬운 마음도 들었지만, 그 마음은 곧 방금의 순간을 포착할 수 있었던 것에 대한 기쁨으로 바뀌었다. 


메밀마을을 뒤로하고 차도를 달리다 보니 구름 아래 하얀 억새가 피어 있었다. 메밀꽃은 보지 못했지만, 다른 좋은 하얀 풍경을 만났다. 


✿ 제주의 메밀꽃 개화 시기는 5월과 10월이며, 와흘메밀마을 홈페이지에서 실시간 메밀꽃 개화 상황을 확인할 수 있다. 

✿ 와흘메밀마을 홈페이지를 통해 다양한 메밀음식체험을 예약할 수 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