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밀밭 쪽으로 향하니 전체적으로 마음대로 둘러보기 조심스러운 휑뎅그렁한 분위기였다. 밭이 드넓게 펼쳐져 있기는 했지만 메밀꽃은 보이지 않았다. 식물의 흔적이 없는 걸로 보아 이미 메밀을 수확한 후인 것 같기도 했다. 아쉬운 대로 밭에 있는 나무 사진이라도 찍으려고 카메라를 들었는데, 마침 태양이 구름과 겹쳐지면서 운석처럼 떨어지는 듯한 형상이 만들어졌다. 아주 멋진, 멋지다는 말이 가장 적절한 어휘는 아닐 것 같은 풍경이었다. 감탄하며 사진을 조금 더 찍으려고 보니 이미 태양과 구름의 모양이 바뀌어 아까와 같은 형태는 보이지 않았다. 한순간 아쉬운 마음도 들었지만, 그 마음은 곧 방금의 순간을 포착할 수 있었던 것에 대한 기쁨으로 바뀌었다.
메밀마을을 뒤로하고 차도를 달리다 보니 구름 아래 하얀 억새가 피어 있었다. 메밀꽃은 보지 못했지만, 다른 좋은 하얀 풍경을 만났다.
✿ 제주의 메밀꽃 개화 시기는 5월과 10월이며, 와흘메밀마을 홈페이지에서 실시간 메밀꽃 개화 상황을 확인할 수 있다.
✿ 와흘메밀마을 홈페이지를 통해 다양한 메밀음식체험을 예약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