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농장을 읽고 꿈틀대는 분노를 느낀다

by 시크매력젤리

"이해할 수가 없어. 이런 일이 우리 농장에서 일어날 수 있다는 게 믿기지가 않아. 틀림없이 우리가 잘못해서일 거야. 해결책은, 내가 보기엔, 더 열심히 일하는 거야. 이제 앞으로 나는 아침에 한 시간을 꽉 채워 일찍 일어나야겠어."

= 이 글을 읽으면서 노동자계급으로 비유된 복서는 왜 자신의 탓이라며 더 열심히 일만 하려는가. 한심한 생각이 들었다. 좌우를 살피지 않고 자존감 하락인 채로 열심히 일만 했던 노동자 계급이었던 복서는 은퇴를 남겨 둔 채 결국엔 죽음으로 은퇴를 맞이하게 된다. 불쌍하고 애처로운 노동자. 예나 지금이나 무시만 당한 채 이용만 당하는 자들. 오늘날에도 같은 모습이라니. 시간은 흘러도 시대가 바뀌어도 변하지 않는 노동자의 처우. 끓어오른다.



아비 없는 이들의 친구시여!

행복의 원천이시여!

여물통의 신이시여! 오. 내 영혼은 어떠한지

그대를 바라볼 때면 타오르는

잔잔하고 위엄 있는 눈,

하늘의 태양 같은,

나폴레옹 동지여!

= 역시 공산국가는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국가 원수를 찬양하며 신으로 우대한다. 북한에도 있고 우리나라에도 떠오르는 사람들이 있다. 대한민국을 자신의 것으로 만드려다 실패한 자들, 아니. 죄를 짓고도 두 발로 거리를 활보해도 어찌할 수 없는 권력기구들. 그들의 똥구멍을 간지럽히며 히죽거리는 그들이 있는 한 우리 서민들의 삶은 항상 처절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복서의 갈라진 발굽은 치유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들은 승리 축하연이 끝난 그날 이후 풍차 재건을 시작했다. 복서는 하루도 쉬는 걸 거부했고, 자신이 아프다는 걸 모르게 하는 것을 명예롭게 여겼다. 저녁에서야 그는 클로버에게 발굽이 몹시 자신을 괴롭힌다는 것을 은밀히 고백했다.

= 일하면서 다친 것도 숨긴 채 열심히 그저 묵묵히 미련스럽게 일만 하는 복서. 이 시대에도 일하다가 죽은 사람들이 많다. 산업재해로 인정하지 않으려 하는 권력자들. 사람이 죽었는데도 처벌받지 않는 대한민국. 법은 항상 권력자가 휘두르는 칼 같은 걸. 알면서도 억울함을 토로할 곳 없는 이 시대의 자화상이다. 대통령 후보라 나온 자는 중대재해특별법이 악법이라며 고쳐야 한다고 한다. 사람이 일하면서 다치지 않고 죽지 않고 일할 수 있는 권리. 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관리 감독하며 예방해야 하는 게 상식이다. 그럼에도 그저 가진 자들의 안위만을 살피는 그들과 동시대에 살아가는 인간들이란 게 치욕스럽다.


발굽이 아문 후, 복서는 이전보다 더 열심히 일했다. 사실은, 그 해 모든 동물들이 노예처럼 일했다.

= '노예처럼'이 아니다. 이 나라에서는 인권도 없는 노예로 보고 있다.



마지막으로, 거의 말을 할 수 없을 만큼 약한 소리로, 그분은 내 귀에 "자기의 유일한 슬픔은 풍차가 마쳐지기 전에 떠나게 된 것이라고 속삭였다. '전진하시오. 동지들! 혁명의 이름으로 전진하시오. 동물농장 만세! 나폴레옹 동지 만세! 나폴레옹은 언제나 옳다.' 그것이 그의 마지막 말이었습니다. 동지들."

= 죽어가면서도 자신의 안위는 생각지 못하고 오로지 일만 생각했던 복서. 이거야말로 뼛속 깊이 스며든 가스라이팅이라 생각된다.



그는 자신의 몇 겹 턱이 주홍색으로 변할 만큼 잠시 씰룩거린 후에, 간신히 입 밖으로 말을 내었다. "만약 여러분들이 하층 동물들과 다투어야 한다면, 우리는 우리의 하층민과 다투어야만 하는 것입니다!" 이 명언은 자리에 함성을 불러일으켰다. 그리고, 필킹턴 씨는 다시 한번 동물농장에서 자신이 관찰한 바, 낮은 배급에 대해, 긴 노동 시간에 대해, 그리고 일반적으로 있는 투정이 없는 것에 대해 돼지들을 축하했다.

= 동물농장을 읽고 이렇게 내 감정을 대입해서 읽어보니 가슴에서 깊은 분노가 차올랐다. 노동자계급으로 살아가면서 그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며 내 존재 따위는 보이지 않는다는 것에.

우리는 어느 시절에 자본가들과 권력자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면 걸을 수 있을까. 많은 이들이 바라는 평등사회는 올 수 있을까. 동물농장은 공산국가인 소련을 풍자한 우화소설이다. 우화소설이 이토록 깊은 분노를 느끼게 할 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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