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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시민 Jun 28. 2024

6개월 동안 60권의 책을 읽었다

6개월 동안 60권의 책을 읽었다. 대략 기록해놓은 숫자는 60권이지만 훑어보거나 밀리의 서재 구독해서 본 것까지 다 기록해 본다면 훌쩍 넘길 수도 있는 숫자였다. 한 달에 평균 10권 넘는 수준으로 읽었지만 기억에 남는 책들은 몇 없었다. 기억에 남지 않았다고 나의 노력이 사라진 것은 아니겠지만.


후루룩 읽는 수준의 책들은 그냥 훅 읽고 넘겼다. 반쯤 읽다가 멈춘 책들도 많아 책 읽은 기록에 적혔거나 적히지 않고 넘어간 경우도 있을 것이다. 다독이 중요한 것은 아니었지만 적어도 양을 많이 늘리면 질도 높아지리라 생각하여 생각나는 대로 책을 집어 들었다.


집중이 안 되는 날도 많았다. 읽다 보면 내가 뭘 읽고 있는 거지 싶을 때도 있었고 재밌는 책을 읽는 날에는 이 책을 읽는 게 아까운 날도 있었다. 읽다가 정말 재밌다고 느낀 책은 '토지'가 정말 재밌었지만 아직도 3권에 멈춰져있긴 하다. 몇 년 전에 8권까지 읽고 다른 책들을 보고 싶어서 다시 시작해 보았지만 지금도 역시 다른 책들이 눈에 밟혀 토지는 진도가 나가지를 않았다. 


다른 밟히는 책들을 다 읽고 나이가 좀 더 들면 수월하게 읽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여 잠시 미뤄놓았다. 읽으면서 어려운 말씨나 사투리들이 경상도에 살고 있으면서도 어렵게 느껴졌다. 하지만 내용이나 문체, 담고 있는 모든 것들의 부분들은 완벽하다고 볼 수 있다. 한 장 한 장 넘길수록 빠져들게 만드는 책은 좀처럼 잘 만나기 어려웠다.


많은 책들을 읽었다. 연초부터 모순, 끝내주는 인생, 그리스인 조르바, 시대 예보, 니체의 말, 진짜 나를 찾아라, 타이탄의 도구들 등 종류를 다양하게 하여 읽었다. 읽은 책들의 모두를 적어내려갈 수는 없지만 읽으면서 많은 도움들이 되었다. 좋은 문장을 발견하면 필사를 하거나 노션 앱을 통해 글을 기록하기도 하였다. 내 생각을 덧붙여 적어보기도 하였고 브런치에도 책을 소개하고 싶어 글을 썼던 날도 있었다.

 

일을 하면서 책을 읽을 때는 책 읽을 시간이 없다는 핑계를 대며 책을 읽기 어려웠고 지금은 책을 읽을 시간이 주어져있음에도 현재에 머무르지 않고 미래만 보느라 책에 집중할 수 없는 날들을 보내고 있었다. 그러다가 2024년의 상반기가 지나가는 길목에 서서 내가 그래도 헛된 시간들을 보내지 않았구나 되짚어보기 위해 읽은 목록들을 살펴보고 글로 기록해야겠다고 생각이 들었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자기비판과 괴로움에 쌓여있는 것보다 내가 한 일들에 주목하는 점을 더 높게 생각하고 싶었다. 혼자 생각하다 보면 자신을 단점만 생각하게 된다. 앞으로 아무것도 못할 것 같은 생각과 누군가의 비교를 통해 나의 과정은 생각하지 않고 결과만 보게 되어 간극이 점점 커지며 괴로움이 따랐고 난 그 점이 훨씬 더 괴롭게 다가왔다. 현재 읽은 책들을 기록하고 객관적인 숫자로 밝혀보니 그래도 나를 위한 시간들을 보냈구나 인정하게 되고 좋은 시간을 잘 보냈구나 싶어서 나름대로 칭찬을 하고 싶게 만들었다. 


2024년까지 지금처럼 책을 꽉꽉 채워 읽어서 100권 넘는 목표를 가지고 싶다. 어느 정도 쌓이면 책 한 권을 씹어 먹을 기세로 꼼꼼히 정독하는 자세를 만들어 내 것으로 만들고 싶다. 지금은 양을 채워 나의 지식과 책의 흥미를 전반적으로 넓힌 후에 한 권만 패는(?) 사람이 되어 좀 더 전문적으로 다가갈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생각이 든다. 


얼른 방송대 국문과도 합격 결과가 나와서 나의 밑거름이 될 수 있는, 나의 발판이 될 수 있는 시작이 되기를 간절히 바라본다. 인생은 장기전이다. 나 자신에게 항상 말하지만 멀리 보도록 하자. 지금의 성공과 행복도 중요하지만 길게 보는 삶 또한 중요하다. 멀리 보고 멀리 나는 새가 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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