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근 감독님의 [인생은 순간이다]를 요 며칠 시간 내어 읽었다. 읽는 내내 감독님의 삶을 대하는 태도와 철학에 나 자신이 부끄러워질 정도였다. 사실 야구에 대해서 관심이 없었고 간간히 최강야구에 대해서 TV로 한 번씩 본 게 다였다. 다들 대단하신 분이라고 말하였고 책이 나와서 읽어보았는데, 처음에는 가볍게 읽어봐야지 했던 책이 어느새 내 삶과 행동을 되돌아보게 만들었다. 나는 진정으로 힘들어 본 적이 없었던 것처럼 압도적인 내용들이 많았다. 이렇게까지 살 수 있나 싶은 부분들이 실제로 살아온 삶이었다.
"과거에 실수를 했든 실패를 했든 그런 건 다 버려라. 그때의 생각, 방법이 나빴을 뿐이지 너희가 나쁜 게 아니다. 생각, 방법, 임하는 자세를 바꾸면 새로움이 나와. 안 될 때, 실패할 때, 아플 때는 자기도 모르게 성장하고 있어. 단지 그 아픔을 실패로 끝내느냐, 시행착오로 바꾸느냐 하는 문제지. 그리고 그건 사람의 생각과 행동에 달려 있는 거야."
나는 지금 이 순간에도 과거를 곱씹을 때가 많았다. 그때 그 선택들을 하지 않았더라면, 또는 다른 선택을 했더라면 내 인생이 달라졌을까? 하는 그런 생각.
책의 구절을 읽고 정신이 맑아지는 부분들이 많았다. 잘못 살았다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반성하면서 살아야겠구나를 꼭꼭 씹어먹듯 알 수 있었다. 자기 합리화와 정신승리를 끊임없이 하면서 살고 있었지만 감독님의 책을 읽으면서 정말 정신 안 차리다가는 인생이 무로 돌아가겠구나, 완전 핑계 덩어리에 불과했구나를 또또!
알게 되었다.
매일 걱정과 불안과 해결되지 않는 문제를 안고 살면서 삶에 대한 자책까지, 어리석은 날들을 많이 보냈다. 지금도 별반 다른 바 없었고 좀 더 나아지고자 글을 쓰기도 하고 나를 들여다보며 책을 읽는 시간들을 채우고 있으면서도 아직 많이 부족하구나, 아직도 늘어져 삶을 낭비하는데 시간을 쏟는구나, 이 핑계 저 핑계 대가면서 진짜 하고 싶은 게 뭔지 알 때까지 이렇게 망나니처럼 살 거야를 외치는구나, 하고 나를 깨우치게 하였다.
간절함도 없으면서 행복한 미래를 꿈꾼다. 책 한 장이라도 더 들여다보고 있다고 남들보다 나은 삶이라고 자부한다. 우습게도!
결국 이래서 책을 읽는 것 같다. 나를 반성하게 만들고 나 자신을 알라! 를 외치게 만들며 어떤 삶을 살아야 할지 방향성을 알려주는 건 남이 아닌 책, 그리고 그 책을 보면서 가지는 나의 생각들이 나를 바꾸고 삶을 바꿔나간다.
오늘도 삶이 바뀔 수 있는 책을 읽게 되어 기쁘고 감사하다. 진짜로 감사하냐고? 정말 감사하다. 밥 한풀, 고기 한 점까지도 감사한 하루를 보냈음을 알았고 만족하였다. 더 큰 욕심은 비우고, 내가 해야 할 일을 찾고 해 나가야겠다. 하다 보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