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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시민 Jul 28. 2024

말 한마디

말 한마디가 어려워서 내뱉지 못하는 순간이 있다. 상대방을 생각하느라, 상대방에게 좋은 말일지 나에게 좋을 말일지 고민하다가 결국 입안에 삼키다 끊어버리는 말 한마디.


한번 말하기 시작하면 좀 잡을 수 없이 쏟아질 그 한 마디가 있었다.


더욱 신중하게 말해야 하는 순간이 온다. 이 한마디를 내뱉는 순간, 나와 상대방의 관계는 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휘몰아치듯 바뀐다. 바로 '고백'이다. 사랑 고백이니, 사랑놀음이니, 누군가를 만남을 기피하고 힘들어하는 성격이라 모든 게 남들 세상 사는 만큼의 반도하지 않고 살아서, 내 순번까지는 오지 않을 것 같았다. 무관심으로, 방관으로, 지나쳤다.


어쩌다 알게 되었다.

우연히 알아 보았다.


이 말 한마디로 뒤바뀔 상황은 생각하지 않았다. 인생이 얼마나 바뀌겠나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삶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생각하였지만, 0.1g의 변화도 변화였다. 휘몰아치듯 몰려오는 감정은, 부족함이 없었다.


누군가의 마음이 꽉꽉 눌려있었다. 보란 듯이 눌려있는 감정을 표출하고 보살피게 만들었다. 아이처럼, 만들었다. 누군가를, 또 나를.


무미건조한 삶에 웃음이 담겼다. 인생은 무의미하게 살다가는 게 삶이지 하는 생각이 가라앉았다. 

우습게도, 사랑이 우스운 줄 알았던 것이, 결국 사랑이 다였다는 걸 알게 되었다. 사랑 없이는 아무것도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다. 슬픔, 후회, 걱정, 아픔, 기쁨, 즐거움, 모든 감정들이 갖춰줘야 인생이 된다는 걸 알았다. 이 짧은 순간에, 허무주의는 가짜 허무주의로 살았구나 싶었다. 


다시 무너질 수도 있을 것 같다. 감정의 풍요를 겪은 뒤에는 다시 메말라질 수도 있을 것 같다. 단정 지을  수 없었고, 확실하게 말할 수 없지만 지금이라면,


조금 더 나은 인생을 살 수 있겠다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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