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삭 속았수다'를 이틀 만에 나와있는 편들을 모두 몰아보았다. 드라마를 보며 웬만해서는 눈물을 흘리는 편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첫 화부터 눈물 콧물 빠지게 만들어 곤혹하게 하였다.
이 드라마 엄청나잖아 라는 생각을 품으며 한 화가 끝날 때마다 아쉬움이 들었다. 끝나지 않았으면, 혹은 애순의 삶이 좀 더 평안했으면 하고 간절히 바라게 되었다. 어쩌면 너무나도 절망적인 상황들로만 꾸려진게 아닐까 마음이 쓰이기까지 하였다. 캐릭터에 감정이입 하지 않는 타입인데도 계속해서 빠져들었다. 제발, 부디-!
폭삭 속았수다를 보아서 그런걸까. 사진첩에 있는 사진을 들여다보다 몇년 전 바람 쐬러 혼자 다녀왔던 제주도 사진을 보았다. 살면서 대부분 친구, 애인, 혹은 가족이 많이 다녀온다던 제주도는 어릴 때를 제외하고 항상 혼자 갔었다. 혼자 다녀오기도 하였고,제주도 토박이 친구를 알게 되어 그 친구를 만나기 위해 갔던 적도 있었다. 단순히 육지에서 섬으로 이동하여 바다가 육지보다 더 화사한가 싶었고 화창한 날씨에 머리가 산발이 될 정도로 부는 바람에 불구하면서도 이상하게 사진에 남은 제주도는 또 가고 싶은 곳이 되었다. 사진은 1분 만에 찍고 후퇴하는 곳이었음에도.
푸른 들판을 연상하게 하는 끝없는 저 수평선 너머는 꿈을 꾸게 만들었다. 항상 제자리에 흐트러짐 없이 선을 이루는 바다의 끝은 매력있었고 빠져들게 만들었다. 내일 당장이라도 떠나고 싶었다. 투명한 바다에 발 끝을 담아 온전히 차가움과 햇빛으로 달궈진 모래 바닥을 따끈히 만들고 싶었다.
쏟아지는 햇살을 바라보며
제주에 함께 가자던 약속을 지키지 못했던 어느 날을 생각하며,
지나쳐간 모든 것들을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