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바위 놀이, 재능견 일지도

새로운 경험

by 명랑 숙영

세상엔 다양한 재능을 뽐내는 개가 있다. 두 발로 서서 엉덩이춤을 추는 개, 음악 소리에 맞춰 노래하는 개, 보호자의 행동을 따라 하는 개, 필라테스 동작을 하는 개 등.

자두에게는 아직 ‘재능’이라고 할 만한 건 없다. 다양한 경험을 통해 발견하지 못했다는 표현이 더 적합할 거 같다.


TV 방송에서 보호자와 반려견이 야바위 게임 하는 걸 보았다.

반려견은 고개를 좌우로 움직이며 보호자의 현란한 손놀림을 분주히 따라다녔다. 한순간도 컵의 이동 위치를 놓치지 않고 마지막에 간식이 있는 컵을 찾았다. 여러 번 시도했는데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신기한 개견기였다. 나도 따라 해 보았지만 몇 초 못 가서 컵의 위치를 놓쳐버렸다. 개만도 못했다.

자두는 어떨지 시험해보고 싶었다. 물론 그 개만큼은 기대도 안 하지만 해보기 전엔 알 수 없는 일이다.


과연 자두는 야바위 놀이에 성공할 수 있을까. 부푼 가슴과 진지한 물음을 품고 컵 두 개와 간식을 준비해 비장한 각오로 마주 앉았다. 자두는 내가 뭘 하나 궁금해하는 눈치다. 간식 하나를 보여주고 컵으로 덮고 먹으라고 했다. 냄새를 맡더니 컵을 앞발로 툭 쳤다. 그다음엔 입으로 물어 들어 올렸다. 자두가 그렇게 쉽게 해결할 거라곤 상상도 못 했다. 자두는 얼른 간식을 먹었다. 물개박수로 칭찬하며 떨리는 가슴을 진정시켰다.


어쩌면 야바위 놀이에 성공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들었다. 자두도 놀이가 흥미롭고 긴장되는지 혀를 날름거렸다. 자두의 숨은 재능을 발견할지도 모르는 일이다. 성공하고 싶어 놀이를 단순화시켰다. 진지하고 차분한 말투로 알아듣기 쉽게 설명했다. 물론 자두는 못 알아듣겠지만...

컵의 자리를 천천히 한 번만 바꿨다. 간식은 오른쪽 컵 속에 있다. 자두는 오른쪽 컵을 앞발로 건드리고 코로 밀어 뒤집으려고 애썼다. 컵이 뒤집혔다. 내 눈도 함께 뒤집혔다.


'난이도 좀 낮아서 그럴 거야, 우연의 일치겠지.’ 마음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조금의 혼선을 주기 위해 이번엔 간식을 왼쪽 컵 속에 두었다. 자두는 망설임 없이 오른쪽을 선택했다. 실망스러웠지만 자두를 한번 더 믿고 싶었다.

자두가 내 손을 쳐다볼 때까지 기다렸다.

"자두야, 자, 잘 봐봐. 엄마 손이 어디로 가는지. 잘 보고 찾아!."

역으로 내가 자두의 시선을 따라가며 컵을 천천히 움직였다. 결과는 마찬가지! 난 좋다가 말았다. 놀이를 더 하고 싶은 의지가 사라졌다. 자두는 내 마음도 모른 채 무해한 눈으로 쳐다본다.


'기대한 내가 잘못이지 네가 뭔 잘못이겠냐...'


자두는 평범한 그냥 개고 나도 그냥 평범한 보호자다.

“자두야, 그래도 야바위 놀이 재미있었지?"

KakaoTalk_20250724_104559977.jpg 재미로 쓴 붓펜 캘리글씨



수, 토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