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리고 일하러 가야 하다니
얼마 전 임대인이 방 보러 온 사람들이 개 짖는 소리 때문에 그냥 돌아간다고 불평했다.
방이 두어 군데 비어 있어 수시로 방을 보러 오는 모양이다. 자두가 복도에서 두런거리는 소리를 듣고 심하게 짖었나 보다. 외부소리에 민감한 자두가 얼마나 짖었을지 예상이 되었다. 임대인은 방이 나갈 때까지만이라도 자두를 데리고 일하러 가는 건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말이 좋아 제안이지 협박이었다.
다른 대안이 없던 터라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당장 내일부터 자두를 트럭에 태우고 일하러 가야 하는 마뜩지 않은 상황이 펼쳐졌다.
자두는 가족 외의 모든 사람을 경계한다. '사회화 교육' 시기를 놓쳐버렸기 때문이다. 현관문 벨소리에도 짖으며 달려 나가고 외부인은 집안에 발도 들여놓지 못한다. 하지만 가족과 함께 있을 때는 거의 소리를 내지 않는다. 집안에서도 자두 어딨냐며 찾을 때가 있을 정도로 조용했다.
“자두는 항상 ‘묵언 수행’ 중이네.”
“그러게, 소리를 내서 의사 표현을 좀 하면 좋을 텐데, 아무 소리 안 나는 ‘음소거’ 상태야.”
소리가 없어도 너무 없어 우리는 격한 공감을 하며 자두에게 별명을 지어주었다.
자두아빠가 자두를 데리고 일하러 간 첫날,
그들에게 ‘무슨 일이 생기지나 않을까?’ 신경이 많이 쓰였다.
자두아빠가 공장 안이나 주변에서 일하는 동안 자두는 차 안에만 있었다고 했다. 좌석에 겨우 엉덩이만 붙이고 요지부동이었다고. 준비해 간 사료나 간식도 입에 대지 않았단다. 좌석에 엎드려 쉬기라도 했으면 좋으련만 그러질 않았다. 차멀미를 하고 낯선 환경에 예민한 자두가 어땠을지 충분히 짐작이 갔다.
자두아빠와 자두는 긴장된 하루를 무사히 보내고 돌아왔다. 자두는 집에 와서 2~3시간은 침대에 엎드려 있었다고 했다. 그런 후에야 겨우 사료를 먹고 움직였다고 했다. 내일도 모레도 자두는 오늘과 비슷한 상황을 겪어야 할 것이다. 그런 자두가 안쓰러워 하루빨리 적응하기를 바랐다. 며칠 후부터는 차에서 엎드리기도 한다고 했다. 자두와 떨어져 지낼 수밖에 없는 내 처지가 답답하고 마음 아팠다.
보름쯤 후엔 방이 나가서 자두를 데리고 다니지 않아도 된다는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다.
자두가 집에 있게 되어서 마음이 놓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