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돛이 없는 돛단배
Jun 04. 2024
나는 내 의도와 상관없이 사람들의 시선에 잘 띈다.
그래서 최대한 눈에 덜 띄려고 애쓴다.
나는 입밖으로 욕을 내뱉어 본 적이 없다.
심지어 운전할 때조차도...
그리고 길가에 쓰레기를 버려본 적도 없다.
길가에서 담배를 피우다가 꽁초를 버릴 데가 없어서 바지 주머니에 넣었던 적도 자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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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핀 동료들이 길가나 하수구에 툭툭 던지는 모습에 한마디 하고 싶었지만 난 암 말도 못 한다. 혼자가 되고 싶지 않으니까..
어떨때는 친구가 민망하지 않도록 같이 버리기도 했다. 그리고는 종일 마음이 편치않은 상태로 있는다.
(한번도 안 버렸다는 건 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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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문득 느꼈다.
꽁초를 처리하기가 이렇게 어렵다면 차라리 담배를 끊는 것이 낫겠다고.
그래서 담배를 단번에 끊었다.
사람들은 내가 이런 행동을 남이 보기 때문에 한다고 생각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그런 행동들을 안 하는 것은
내 스스로가 없어보이고 못 배운 사람인 것처럼 느껴져서 그렇다.
안 그래도 이쁨을 못 받는 모습인데
행동이라도 밉지말아야 하지 않겠나.
눈에 잘 띈다는 것은 엄청 부담스럽다.
나의 행동 하나하나가 주목받는다는 생각에 늘 신경이 쓰인다.
다른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볼까 하는 생각에 자유롭지 못한 순간이 많다.
예를 들어,
길에서 무심코 쓰레기를 주워 쓰레기통에 넣을 때조차도 누군가가 그것을 보고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더 조심하게 된다.
눈치를 보게 되고,
작은 행동 하나에도 고민하게 된다.
이런 상황은 피할 수 없지만,
나는 그 속에서도 나답게 살기 위해 노력한다.
사람들의 시선에 너무 얽매이지 않으려고 애쓰면서도,
내 행동이 나를 대변한다는 생각을 잃지 않으려 한다.
결국,
나에게 중요한 것은 내가 스스로 떳떳하게 느끼는 삶을 사는 것이다.
그게 무슨 의미가 있겠냐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