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돛이 없는 돛단배
Jun 04. 2024
전생에 무슨 죄를 지었길래 이딴 몸으로 주셨을까요,
신이시여.
장애인으로 태어나, 남들과는 다른 삶을 살아야 하는
이 고통스러운 현실 속에서 저는 매일같이 그 이유를 묻고 또 묻습니다.
왜 저에게 이런 운명을 주신 것인지,
무엇을 잘못했기에 이렇게 외롭고 치열하게 살아야 하는 것인지,
그 답을 찾을 수가 없습니다.
제게 주어진 이 몸은 하루하루가 전쟁입니다.
일어나서 움직이고,
남들과 소통하고,
작은 일 하나하나가 거대한 도전입니다.
다른 사람들에게는 그저 당연한 일상들이 저에게는 높은 벽처럼 느껴집니다.
이 벽을 넘기 위해 저는 얼마나 많은 눈물(흘린적 없지만)과 땀을 흘렸는지 모릅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벽은 여전히 높고 견고합니다.
신이시여,
저는 이 삶을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아무리 힘들고 고통스러워도,
매일 아침 눈을 뜨며 오늘 하루를 살아내기 위해 싸워왔습니다.
외로움에 지쳐 눈물을 흘리며,
쓸쓸함에 마음이 무너질 때마다,
저는 제 자신을 다독이며 버텨왔습니다.
그런데도 이 고통은 끝이 보이지 않습니다.
저는 그저 묻고 싶습니다.
왜 저에게 이런 시련을 주셨는지요?
전생에 무슨 큰 죄를 지었기에 이번 생에서는 이렇게 힘든 길을 걷게 하시는지요?
이 고통이 단지 저의 죄에 대한 대가라면,
도대체 어떤 죄를 저질렀길래 이런 벌을 받는 것인지,
그 답을 알고 싶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이시여,
저는 희망을 잃지 않습니다.
이번 생에서의 고통과 외로움이 다음 생의 행복을 위한 밑거름이라면,
저는 이 고통을 기꺼이 견뎌내겠습니다. 몇년만 더...
다음 생에는 부디 행복한 삶을 살 수 있게 해주십시오.
따뜻한 사랑과 이해 속에서,
건강한 몸과 마음으로,
평범한 일상을 누릴 수 있게 해주십시오.
신이시여,
제발 다음 생에는 이 고통에서 벗어나,
온전한 행복을 누릴 수 있는 삶을 살게 해주십시오.
그것이 제 간절한 바람입니다.
이렇게 외롭고 치열하게 살다가 쓸쓸히 가더라도,
제발 다음 생에는 따뜻하고 행복한 삶이 저를 기다리고 있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신이시여,
저의 이 푸념을 들어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