닿지 않는 거리

by 돛이 없는 돛단배

습관처럼 카톡을 들여다본다.

별다른 알림이 있을 리 없다는 걸 알면서도,

자꾸만 손이 간다.

광고, 시사 토크 오픈채널 말고는 알림이 울릴 일이 거의 없는데도.

그 오픈채널조차 다툼과 언쟁만 오가는 탓에

이젠 흥미도 잃었다.


한때는 카톡을 아예 지워버린 적도 있었다.

하지만 오래 가지 못했다.

결국 다시 설치했고, 다시 이 무의미한 습관을 반복하고 있다.

나는 도대체, 뭘 기다리고 있는 걸까.


스마트폰을 켜는 찰나,

어쩔 수 없이 스며드는 짧은 기대감.

혹시, 누군가가 나를 찾았을까.

혹시, 누군가가 나를 필요로 했을까.

특히 고백했다가 오히려 내가 스스로 끊어버렸던,

그 옛 짝사랑의 메시지가 올지도 모른다는,

희미한 망상이 내 손끝을 지배한다.


사실, 그 친구와는 오래전에 멀어졌고,

이제는 안부조차 묻지 않는 사이가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디선가 여전히 그 친구의 한마디를 기다리는

바보 같은 내 모습을 발견한다.


이 기다림은 무엇일까.

아마도 나는 그 친구를 통해

내 존재가 아직 누군가의 기억에 머물러 있다는 걸 확인하고 싶은 걸지도 모른다.

그의 무심한 메시지 하나가

내 삶에 작은 빛처럼 스며들기를 바라는 마음.

그 흔적 하나라도 찾고 싶은 마음이,

나를 다시 카톡창으로 이끈다.


가끔은 그런 나 자신이 한심하기도 하다.

멀어질 대로 멀어진 사람을 기다리며,

텅 빈 알림창을 들여다보는 이 우스꽝스러운 집착.

그리고 늘 그렇듯,

기대는 불안으로,

기대는 공허로,

기대는 실망으로 되돌아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여전히 카톡을 확인한다.

이제는 습관인지, 체념인지 모를 무언가로.


사실, 이 기다림은 단지 그 친구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우리는 모두,

누군가의 기억 속에 머물고 싶어하는 존재들이다.

카톡의 알림 소리는 그 절박한 욕구를 자극하는

작고 쓸쓸한 신호일 뿐이다.


외로움, 불안,

그리고 아주 작고 연약한 희망.

그 모든 감정이

진동 한 번, 짧은 알림음 하나에 담겨 있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스마트폰을 켠다.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다는 걸 알면서도.

내일은, 아주 먼 내일은,

혹시 모를 누군가의 메시지가 도착할지도 모른다는,

그 희박한 희망을 품고.


어쩌면 이 기다림의 끝에는

아무것도 없을지도 모른다.

아무도 오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오늘도, 묵묵히,

텅 빈 알림 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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