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돛이 없는 돛단배
Oct 13. 2024
삶은 끝없는 장애물과의 싸움이다. 하루를 시작하는 순간부터 남들이 당연하게 여기는 평범한 일상이 나에게는 수많은 도전과 시련으로 다가온다. 내가 맞이하는 현실은 단순히 신체적인 어려움에 그치지 않는다. 이 세상 속에서 느끼는 고립감과 좌절감, 그리고 그것을 극복하려는 나 자신과의 끊임없는 싸움이 이어진다.
일상적인 활동조차 나에게는 하나하나가 장애물이다. 지하철을 탈 때마다 엘리베이터를 찾아 헤매고, 버스를 탈 때는 혹시 넘어질까 두려워 쉽게 오르지 못한다. 사람들의 동정 어린 시선은 오히려 나를 더 불편하게 만든다. 그 시선 속에서 나는 점점 더 무력감과 불안감을 느끼며, 그들의 연민은 나의 자존감을 조금씩 갉아먹는다. 장애는 단순한 신체적 제약을 넘어 내 정신과 마음을 잠식하는 거대한 그림자처럼 느껴진다.
직업을 구하는 과정은 마치 끝없이 높은 산을 오르는 것처럼 힘겹다. 면접 기회를 얻는 것조차 쉽지 않고, 어렵게 면접을 보게 되더라도 나의 능력을 증명하는 것 이상으로, 장애를 극복할 수 있다는 사실을 끊임없이 입증해야 한다. 수십 번의 도전 끝에 얻은 직장도 그리 만만치 않다. 냉정한 현실 속에서 느껴지는 좌절감은 때때로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게 만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멈출 수 없다. 끊임없이 도전해야만 하고, 그 과정에서 나 자신이 부서지기도 하지만, 그 고통 속에서 단단해지기도 한다.
우여곡절 끝에 들어간 회사에서도 "장애 때문에 일을 못 한다"는 소리를 듣지 않기 위해 나는 남들보다 두세 배 더 노력한다. 다른 사람들이 퇴근 후 여유를 즐길 때, 나는 몰래 더 공부하며 업무에 필요한 기술들을 익히고, 회사의 인사 평가에서 높은 등급을 받으며 항상 성과를 인정받는다. 덕분에 고액 연봉을 받고 있지만, 그 연봉조차 나에게는 큰 위안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그 과정에서 느껴지는 피로감과 압박감은 나의 몸과 마음을 점점 더 지치게 할 뿐이다. 나는 스스로에게 더 많은 것을 요구하며, 나의 한계를 넘어설 것을 강요한다.
하지만 그런 노력 속에서도 나는 점점 나 자신을 증오하게 된다. 장애를 받아들이기보다는, 그것이 내 삶을 갉아먹고 있다고 느끼며 거울을 볼 때마다 마치 쓸모없는 고장난 기계처럼 나 자신을 바라본다. 내 안에는 공허함만이 남아 있고, 그 허무한 감정이 매일 나를 잠식한다. 내면이 서서히 붕괴되면서, 나에 대한 미움은 마치 짙은 그림자처럼 내 일상을 짓누른다. 무엇보다도 고통스러운 것은 타인의 시선이 아니라, 내가 나 자신을 바라보는 그 차갑고 냉정한 시선이다. 나는 나 자신을 용서할 수 없고, 그런 나 자신을 마주하는 것이 너무나 고통스럽다.
이 끝없는 싸움에서 도망치고 싶은 순간들이 있다. 출구 없는 미로 속을 헤매는 것처럼, 이 싸움은 나를 점점 더 깊은 어둠으로 몰아넣는다. 자유를 갈망하지만, 그 갈망조차 나를 묶어두는 또 다른 족쇄처럼 느껴진다. 매일 마주하는 현실은 그 자체로 무거운 짐이 되고, 나는 그 짐 속에서 나 자신을 지키기 위해 필사적으로 버티고 있다. 그러나 이 싸움이 어디로 향하는지, 끝이 있는지 알 수 없는 불확실함은 나를 더욱 고립시키고, 그 무게는 때로 모든 것을 내려놓고 싶다는 생각을 들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