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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돛이 없는 돛단배 Oct 14. 2024

 두 개의 세상, 그 사이에서

사람들은 살면서 크고 작은 고단함을 느끼지만, 그 속에서도 잠깐의 기쁨이나 여유를 통해 다시 버틸 힘을 얻는다. 산책을 하거나, 친구들과 만나 즐거운 대화를 나누고, 가끔은 몸을 움직여 운동을 하면서 일상의 짐을 내려놓는다. 그런 순간들은 그들에게 너무나 당연하고 자연스럽게 주어지는 시간들일지도 모른다. 그들은 그렇게 잠시 쉼을 얻고, 다시 그들의 길을 걸어간다. 그러나 나에게는 그런 순간들이 없다. 아니, 애초에 그런 것들은 나의 세계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내가 살아가는 이 공간은 그들이 누리는 일상과는 전혀 다른 곳이기 때문이다.

내가 서 있는 세상은 그들이 살아가는 세상과는 너무도 다르다. 그들이 누리는 자유로운 순간들, 작은 즐거움들은 나와는 너무나 멀리 떨어져 있다. 그들은 자연스럽게 하루하루의 일상 속에서 소소한 기쁨을 찾으며 살아가지만, 나에게는 그들의 세계가 아득하게 느껴진다. 마치 그들의 세상은 내 눈앞에 있지만, 그 문은 나에게는 항상 닫혀 있는 듯하다. 내가 손을 뻗어도 그 세계는 가까워지지 않는다. 그들의 세상과 내가 서 있는 이곳은 전혀 다른 세상이다.


그들은 잠깐 멈추어 쉬며 다시 나아갈 힘을 얻는다. 친구와의 가벼운 대화, 공원을 거닐며 느끼는 바람, 혹은 휴식 중에 떠오르는 작은 기쁨들이 그들에게는 삶의 여유를 준다. 하지만 나에게는 그런 순간들이 허락되지 않는다. 나에게는 그 작은 쉼조차, 그 순간의 자유조차 없는 것 같다. 그들이 걸어가는 길을 바라보지만, 나는 그 흐름 속에 끼어들 틈조차 없다. 그들의 삶과 나의 삶은 같은 길을 걷는 것 같지만, 실은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는 듯하다.


그들이 자연스럽게 누리는 일상 속의 기쁨들은 나에게는 너무나 멀리 있는 풍경처럼 느껴진다. 그들은 그들만의 길을 걸어가며 가끔씩 멈추어 쉬고, 다시 그 길을 나아가지만, 나는 그 자리에 멈춘 채 홀로 남겨져 있다. 나에게는 그들과 함께 걷는 길이 허락되지 않은 듯하다. 그들의 삶은 끊임없이 흘러가고 있지만, 나는 그 흐름에 끼어들 수 없는 고립된 존재처럼 느껴진다.


나에게도 그들이 누리는 그런 기쁨과 자유가 허락되었다면, 나는 지금과는 다른 삶을 살아가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들처럼 가볍게 숨을 돌리고,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여유가 있었다면, 내 세상은 지금과는 다른 빛을 띠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내가 서 있는 이 세상은 그들이 사는 세상과는 전혀 다른 곳이다. 나는 그들처럼 쉽게 걸어 나아가지 못하고, 그들이 멈추어 쉬는 순간도 나에게는 닿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그들이 사는 세상을 바라보며, 그들의 흐름을 멀리서 지켜볼 뿐이다. 그들의 세계는 계속 움직이고 흘러가지만, 나는 그 흐름 속에 녹아들 수 없는 듯하다. 내가 속한 곳은 그들의 세상과 너무나 다르고, 나는 그 차이 속에서 점점 더 고립되어 간다. 그들의 세상은 멀어질수록 더 찬란해 보이지만, 나는 그 안에 설 자리를 찾지 못한 채, 홀로 남겨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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