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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붕어만세 Aug 20. 2024

갈등(葛藤)과 낭패(狼狽)

아빠가 들려주는 사자성어(들)


칡은 왼쪽으로 덩굴을 감고, 등나무는 오른쪽으로 덩굴을 감아 올라갑니다. 칡덩굴끼리 모여 있으면 자기들끼리 알아서 잘 타고 오르고, 등나무 역시 자기들끼리 있으면 별문제 없이 자랍니다.


하지만 칡덩굴과 등나무 덩굴이 만나면 서로 부딪쳐 덩굴들이 점점 꼬이게 됩니다. 둘이 감아도는 방향이 완전히 다르다 보니 만나기만 하면 꼬이고, 그 꼬임이 원인이 되어 자신마저 비틀리게 되는데, 이처럼 갈(葛)과 등(葛)이 계속해서 서로를 방해하며 꼬이는 상황을 갈등이라고 합니다.




옛날 이야기 속, 상상의 동물 중에 낭과 패라고 하는 동물들이 있습니다. 낭과 패 모두 늑대를 닮은 동물로 덩치는 늑대보다 더 크고 사납기는 늑대보다 훨씬 사나워서 곧잘 사람과 가축을 해치곤 했습니다. 꼭 현대의 벌꿀오소리나 울버린 같은 느낌이었나 봅니다.


강려크한 앞 발! 빠른 뒷 발! 호타준족 낭패합체!!


그런데 낭과 패에는 각각 치명적인 약점이 있었습니다. 낭은 앞다리는 길고 뒷다리는 짧아서 제대로 내닫기가 힘들고, 패는 뒷다리는 길고 튼튼한데 앞다리가 짧아서 사냥이 서툽니다. 게다가 낭은 사납기만 하지 어리석고, 패는 교활한 대신 겁이 많았습니다. 낭이 제아무리 사납다 해도 도망치면 그만이고, 패가 교활하고 날래다고 하지만, 겁이 많다니 한번 맞서 싸워 볼 만합니다.


따라서 낭과 패는 사냥을 할 때도, 싸움을 할 때도 꼭 협력해야만 하는데, 둘 다 사납고 성질이 난폭하니 협력은커녕 같이 있는 것조차 쉽지 않습니다. 손발을 착착 맞춰도 사냥이 될까 말까 한데, 자기들끼리도 맨날 싸우고 있으니 말 그대로 낭패죠...





순서가 바뀌었잖아. 니네 “낭패”가 아니라 “패낭“으로 합체했어..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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