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고싶고, 하고싶고, 보고싶은 것들...
(2025년 4월 현재)
[호]
11년전, 뉴욕에서 한달살기를 했을 때도
마음과 발길이 가는 대로 나름 계획을 세워서 매일같이 이곳저곳을 돌아다녔습니다.
하지만 만약 다시 한번 뉴욕에서 한달살기를 한다면
이런 저런 것들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문득 듭니다.
1)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걸어 올라가기
1931년에 건설된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은 102층(443m)으로
관광객들은 입장권을 사서 엘리베이터로 86층 실외 전망대나 102층 실내 전망대까지
올라가게 돼있지만, 매년 단 한 번 개최되는 공식 이벤트인 “Empire State Building Run-Up” 이라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빌딩 계단 오르기 대회 때 총 1,576개 계단(86층까지)을 오를 수 있다고 합니다.
올해는 10월 8일 오후 8시에 열리는데,
일반인들도 204.43 달러를 내면 참석할 수 있지만,
경쟁율이 엄청 치열해서 7월1일 오전 9시에 오픈되는 참가신청 사이트에 접속해서 등록한 뒤,
당첨이 돼야 한답니다. ㅎㅎ
지난해 우승자는 일본의 와타나베 료지란 사람인데 10분 34초만에 올랐다네요.
무릎 건강이 더 나빠지기 전에 한 번쯤 도전해볼 만한 일이겠죠?
2) 유엔 빌딩 관람하기
뉴욕에서 한달살기를 하던 때는 밖에서 구경만 했지만,
이제 다시 뉴욕에 간다면 유엔본부((United Nations Headquarters) 내부를
한번 관람해보고 싶네요. 여기도 공식 웹사이트(https://visit.un.org)에서
3~4주 전에 예약을 하면(20~25 달러) 내부 투어가 가능하다니 한번쯤 가서 눈으로 보고 싶습니다.
한국인이 유엔 사무총장이었을 때 갔었으면 더 자부심이 뿜뿜 했을 터이지만,
이제라도 늦지는 않았겠죠.
3) 뉴욕 증시 현장 구경하기
거의 매일 미국 증시 관련 뉴스에 나오는 장면이 있지요?
뉴욕 월가에 있는 증권거래소에서 많은 사람들이 서로 전자패드를 들고서
뭔가 열심히 숫자판을 들여다보고 분주하게 뭔가를 하고 있는 모습 말이죠.
물론 증권을 사고 파는 행동을 하는 것으로는 알고 있지만,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는지는 잘 알 수 없었습니다.
노량진 수산시장에 가면 경매사들이 손가락을 쥐었다 폈다 하며
경매에 임하는 모습과도 비슷할 것 같지만,
세계 최대 뉴욕 증시 현장에 가서 어떻게 매도 매수하고 있는지 한번 보고
구체적으로 자세한 설명도 듣고 싶은데 말입니다.
하긴, 그렇게 한번 보고 들었다고 주식 상황을 파악할 수는 결코 없을 테지요.
어쨌든, 그렇다고해서 미국 주식을 덥석 사지는 않을 테지만요.
4) 브로드웨이 뮤지컬 관람
아이들과 함께 뉴욕을 여행하던 20여년 전에는 (자식에게 보여주고픈 부모 심정으로)
거금을 아까워하지 않고 캣츠, 팬텀 오브 디 오페라, 브로드웨이 42번가 등을 함께 본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막상 그후로는 뉴욕에서 어떤 뮤지컬이 유명한지,
또 볼만한 뮤지컬이 무엇이 있는지조차 알지 못합니다.
이제는 뉴욕에 다시 간다면 활력이 넘치는 템포 빠른 뮤지컬 한두 편쯤 새로이 보고 싶습니다.
5) 뉴욕 공공도서관에서 하루종일 책읽기
맨하튼 42번가와 5번가 교차점에 있는 뉴욕 공공도서관은
미국을 대표하는 역사적 건축물이자 상징적인 도서관으로 1911년에 개관한,
5천만권 이상의 자료를 자랑하는 뉴욕 최대의 도서관이랍니다.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데 한국책도 많이 보유하고 있어
하루종일 머물며 책을 봐도 좋을 듯합니다.
책을 읽다가 햇볕이 좋을 때는 도서관 앞 브라이언트 공원 잔디밭에 누워
뉴요커들과 함께 일광욕을 해도 좋겠지요.
2009년 보스톤에서 1년간 살 때, 때때로
1852년에 개관한 미국 최초의 시립도서관인 보스톤 공공도서관을 찾아가서
하루종일 한국 소설을 읽은 기억이 납니다.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해서
길거리 노숙인들도 들어와 긴 의자에 누워 평화롭게 자고있는 모습이
제 눈에는 상당히 이채로웠던 기억이 있습니다.
6) 시티 바이크를 타고 맨하튼을 하루종일 돌아다녀보기
어릴 때부터 자전거를 좋아했던 저는 고교 3년간 자전거로 통학을 했고,
대학 1년때는 혼자서 광주에서 출발-순천-진주-마산-부산-경주-대구까지
7박 8일간 자전거 일주여행을 했으며, 대학 2학년 때는 친구 두명과
약 보름간 남해안과 서해안을 자전거로 여행하기도 했습니다.
뉴욕 맨하튼은 오르막 내리막이 별로 없는 평지가 대부분이어선지
자전거를 타고 이동하는 사람들을 많이 봅니다.
특히 센트럴 파크나 허드슨 강변에는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고,
시가지에서도 자전거 출근을 하는 자출족도 많이 봅니다.
저도 시티바이크를 타고 하루 이틀간 맨하튼 여기저기, 자전거 바퀴가 가는 대로
맘껏 돌아다녀 보고 싶습니다.
7) 마지막 희망 & 욕망? 하나!
뉴욕의 “커리어 우먼 (Career Woman)”
혹은 “직장 여성(Working Girl)”과
근사한 곳에서 저녁식사를 하고
맨하튼의 야경을 볼 수 있는 분위기 있는 루프탑 바에서
칵테일을 한 잔 할 수 있다면...(퍽!!! 머리통에 불이 나겠죠?)
"히"하고는 한번도 가본 적이 없으니....ㅠㅠ
[히]
만약 뉴욕에 다시 간다면!
만약에 그렇다면?
11년 전보다 (저로서는) 조금은 더 몸과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한달을 보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그때를 돌이켜보니 지금보다 경제적으로 가난했고,
지금보다 (나이는 젊었으나) 몸도, 정신도 더 늙어 있었고,
그래서 지금보다도 앞날에 대한 불안과 걱정이 많았던 시절로 기억됩니다.
만약 뉴욕에 다시 간다면!
만약에 그렇다면?
뉴욕에서 한달을 살아가며 느끼는 소소한 생각들을,
지나고나면 다시는 못올 귀중한 느낌들을 부족한 글로나마 남기고 싶네요.
11년전의 뉴욕 한달살기는 남편 "호"만 글을 쓰고 저는 그저 놀기만 했거든요.
끝으로 "호"의 글중에서
7) 마지막 희망 & 욕망? 하나!를 읽다보니...
저만 그런가요? 참, 앞뒤 분간이 안가는 요상한 끝맺음이군요. ㅋㅋ
맨하튼 루프탑에 "히" 하고는 한번도 가본 적이 없어서 아쉽다는 건지...
"히"에게 미안하다는 건지...
희망이라는 건지...
욕망이라는 건지...
무엇보다 "호"의 하룻밤 (개)꿈인거죠, 일장춘몽!
꿈은 원래 앞뒤 분간이 안가잖아요. ㅎㅎ
꿈얘기가 나왔으니 하나 덧붙이면,
"호"는 갑자기 어깨에 날개가 나와서 새처럼 하늘을 훨훨 날으며
세상을 내려다보는 꿈을 평생 가끔씩 꾼답니다.
그럴 때 제가 진지하게 물어보곤 하죠.
"나도 옆에 있었어?"
역시나 앞뒤 분간이 안가는 꿈같은 대답이 들려오곤 합니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