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로롯 시장, 토요시장, 일요시장
(2018/1월중순~2월중순)
[히]
미식 여행지 치앙마이에서 현지 시장 구경을 하는 것만으로도
로컬 감성의 문화와 다양한 먹거리를 체험하기에 좋은 것 같다.
와로롯 시장, 딸랏 톰파욤 시장 등 여러 재래시장들을 비롯하여
나이트 바자(Night Bazaar), 토요시장(Saturday Market), 일요시장(Sunday Market),
그리고 금요 이슬람시장(Friday Muslim Market) 등 다양한 종류의 시장과 야시장들이
제각각 독특한 형태와 분위기, 로컬음식들로 치앙마이를 찾는 여행객들의 발길을 끈다.
그중에 대표적인 시장 세군데(와로롯 시장, 토요시장, 일요시장)를 한데 묶어본다.
와로롯 시장은 치앙마이에서 가장 크고 오래된 전통 시장이다.
먹거리, 식재료, 기념품, 의류 할 것 없이 수많은 다양한 상품들이 값도 저렴한 데다,
올드타운 북동쪽 핑 강(Ping River) 근처에 위치해
접근성 또한 좋아서 현지인뿐만 아니라 관광객들도 많이 찾는 시장이다.
우리도 와로롯 시장을 한번 가본 이후로 되도록이면 며칠에 한 번씩
이곳 시장에서 필요한 음식을 사 먹고 있다.
(무엇보다 우리가 좋아하는 열대과일들이 숙소 주변에 비해 훨씬 싸고 신선하다)
관광객이 주를 이루는 야시장이나 비상설 시장들에 비해
전통 시장은 현지인이 매일같이 장을 보러 오는 시장이기 때문에
파는 상인이나, 시장 물건이나, 사는 사람이나 그만큼 더 '전통적'일 터,
마트나 쇼핑몰보다 현지인의 식문화와 생활상을 날 것 그대로 구경하는 재미가 있다.
(세계도시 한달살기를 할 때마다 새 도시에 도착하면 전통시장부터 찾는 이유랍니다.
그곳에서 상인들과 바디랭귀지로나마 몇 가지 장을 잘~ 봐서 숙소로 돌아올 때면
관광객이 아닌 현지인의 일상을 사는 듯한 포만감이 듭니다.^^)
와로롯 시장은 3층 규모의 실내 시장 건물을 중심으로,
건물 밖 거리와 골목까지 노점들이 줄줄이 이어져 있다.
치앙마이 대표 야시장인 토요시장은
올드타운 남쪽문 치앙마이 게이트 아래 우왈라이 로드 약 1km구간에서 열린다.
이름 그대로 매주 토요일 오후(16:00 ~ 22:00)에 시장이 선다.
은공예품, 수공예품, 목공예품 등
로컬 아티스트들이 직접 만든 물건들이 많아서 기웃기웃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마치 예술작품을 보는 듯 즐겁다.
시장 한쪽에는 다양한 로컬 푸드 노점도 있어서 야식을 즐기기도 좋다.
현지인의 삶과 예술이 자연스레 어우러진 가운데
야시장 특유의 밤 분위기와 활기찬 에너지를 느끼기 좋은 토요시장은
치앙마이에서 때맞춰 토요일을 보내는 여행객들이 많이 방문하는 명소이다.
올드타운 중심가에서 열려 관광객 접근성이 너무 좋은 일요시장은
태국 북부에서 가장 큰 야시장으로 치앙마이의 낭만을 제대로 볼 수 있는 시장이다.
수백 개의 노점이 약 1km 이상 라차담넌 거리에 늘어서 있는데
거리 양옆과 골목 사이로 오래된 사원들, 가게들, 로컬 음식코너들이 즐비해서
시간을 넉넉히 가지고 구경하면 좋을 곳 같다.
저녁으로 갈수록 구경온 사람들로 가득 찰 듯하여 아예 일찌감치 (오후 3시 무렵^^) 찾아왔더니
가게들이 이제야 문을 여느라 분주한 모습이다.
다 차려진 화려한 시장 구경도 좋겠지만, 시장이 막 살아나는
문 열기 전의 생생하고 어수선한 장터구경은 또 다른 재미를 준다.
좌판을 펼치고, 테이블을 정리하고, 하나하나 정성스레 물건들을 진열하는
상인들의 섬세한 손길과 진지한 표정이 마치 개인전시회를 준비하는 예술가들 못지않다.
시장이 제대로 시작되기 전이라 기웃기웃 여유롭게 걸으며,
구경하며, 관찰하기 좋은 시간이다.
일요시장 메인거리 옆이나 골목들 사이에는 맛사지 가게들도 많아서
걸어다니다 피곤하면 저렴한 가격으로 몸의 피로를 풀기 좋다.
역시나 일찍 왔더니 맛사지 가게들이 대기줄이 없어서 맛사지 받기가 편하다.
그런가 하면, 번잡한 시장통임에도 불구하고
거리나 골목에서 갑자기 건축미가 아름다운 사원들이 눈앞에 나타난다.
(시장 주변에는 유명한 사원인 왓 프라 싱, 왓 체디 루앙도 있다.)
사원에 들어서는 순간, 마치 순간이동이라도 한 듯
어느새 마음이 평온해지고 (맛사지로 육체의 피로를 풀었다면)
사원이라는 공간이 주는 편안함은 영혼의 피로를 풀어준다.
그중에 시장 중심부 골목 어귀에 14세기에 설립된 사원, 왓 판따오가 있다.
작지만 아름다운 사원으로 조용하고 고즈넉한 분위기를 가졌다.
그러는 사이 어느새 라차담넌 거리에 가로등, 조명등이 하나 둘 켜지는가 싶더니
드디어 시장 전체가 따뜻한 빛으로 물들었다.
낮보다 더욱더 활기찬 일요시장의 밤풍경이 펼쳐졌다.
언어가 다르더라도 손짓, 미소만으로도 마음이 통하는 시장 구경은
현지 사람들의 과거, 미래도 아닌 오늘의 삶이 고스란히 묻어나서
여행지의 진짜 ‘숨결’을 느끼게 해주는 것 같다.
(2018/1월중순~2월중순, 태국 치앙마이 한달살기 중에 가족카페에 '실시간'으로 쓴 글입니다. 가족카페다 보니 격의 없이 씌어지거나 미처 생각이 걸러지지 못한 부분들도 있지만, 그 시절만의 옛스러운 정서와 감정에 의미를 두고 공유합니다. 가끔 글 중간에 2025년 현재의 상황과 심정을 삽입하기도 하고, 글 맨 아래에도 2025년의 현재 생각을 덧붙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