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내식당에서 밥먹는 맛!
(2018/1월중순~2월중순)
[호]
오늘은 치앙마이 대학교 투어에 나섰다.
치앙마이에 오는 관광객들이 한나절 투어로 잘 찾는다는 국립 치앙마이대학교(Chiang Mai Univ)는
북부 지역의 가장 큰 종합 대학으로, 태국 최초의 도립대학이라고 한다.
시내중심부에서 불과 약 5km 떨어져 있어서 접근성도 좋은 데다
학교 안이 매우 넓고(여의도와 거의 같은 크기다) 울창한 녹지로 둘러싸여 있어서
도심의 복잡함에서 벗어나 치앙마이의 대자연을 가까이서 느끼고 호흡하기 좋은 곳 같다.
더군다나 도이수텝 국립공원 입구와도 가까워
치앙마이 관광 명소인 왓 프라탓 도이 수텝(사원)이나,
치앙마이 동물원(학교 바로 옆에 위치)을 가기 전에 들르는 코스이기도 하다.
1964년에 설립된 치앙마이 대학교는 총 4군데 캠퍼스가 있다.
이곳은 대학 본부가 위치한 수안삭 캠퍼스 (Suan Sak Campus)인데
행정센터, 과학, 공학, 인문사회과학, 법학 등 학부가 자리하고 있다.
50m 길이의 국제수영장 규격처럼 보이는데 깊이는 조금 얕아 보인다.
이용 방법을 물어보니, 이곳 대학생이나 현지인, 국제학교에 등록한 학생들이
연회비 300바트(10,500원)를 내고 회원등록 후,
매회 50바트(1,750원)씩 내면 가능하다고 한다.(이렇게나 싸다니?)
여행자들도 이용할 수 있다고 하니 한번 등록해보고 싶은 마음이 불쑥 들긴 하지만,
매일 숙소에서 여기까지 (30분씩 걸어서) 오고 가는 건 무리다.ㅎㅎ
치앙마이 대학이 얼마 전 중국 드라마(인지 영화)에 나온 이후
단체 중국인들이 너무 많이 찾아와 구내를 시끄럽게 하고 다녀서,
학교 당국에서 이런 방문객이 오면 정문에서부터 트램만 타고 다니게 한단다.
한번 타는데 일인당 왕복 60바트(2,100원)인데 학교를 한번 돌고, 호수에서 10분간 쉰 후,
학교 정문으로 데려다 주기 때문에 혼자서 교내를 돌아다니며 구경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우리는 교내를 가능한 한 두 발로 걸어서 돌아다니고 싶어서 (단체중국인으로 오해받을까 봐 소심하게ㅋㅋ)
후문 쪽으로 걸어 들어왔는데 걱정할 필요도 없이 아무 규제를 받지 않고
편안하게 여기저기 돌아다닐 수 있었다.(2018년 당시 상황입니다.^^)
(태국의 모든 대학생들은 법적으로 교복을 입도록 되어 있답니다.
근데 교복 자유화 운동이 일어서 안 입는 학생들도 많은데
학교 측은 지금도 여전히 학생들에게 교복착용을 요구하고 있다는군요.)
도이 수텝 산을 배경으로 한 저녁노을이 무척 아름답다는,
치앙마이 대학 구내 중심에 있는 앙깨우 호수(Ang Kaew Reservoir)를 찾아갔다.
앙깨우 호수는 호수를 둘러싸고 약 1.6km의 포장된 산책로가 조성돼 있어서
학생들뿐 아니라 지역주민들에게도 인기 있는 휴식처가 돼주고 있단다.
위치가 치대 근처에 있어서 치과대학생들 커플 명소라고도 한다.
호수 바닥에는 장래를 약속하며 던진 수많은 반지들이 있다고 하는데?
믿거나 말거나...ㅎㅎ
오늘 치앙마이 대학교 탐방에서 가장 와보고 싶었던 장소이기도 한 앙깨우 호수를
느리게 한 바퀴 걸어본다.
도이수텝 산맥의 우거진 녹음 아래 잔잔히 흔들리는 호수의 물결과
부드러운 바람에 몸을 맡기노라니 새삼스레 마음이 풍요롭고
지금 이 순간을 이렇듯 누릴 수 있음에 감사하다.
점심때가 되어 대학 구내식당을 찾았다.
대학교 탐방에서 가장 즐거운 시간 중 하나는
식당, 카페를 찾아 학생들과 한데 섞여 점심 혹은 커피를 마시는 일인 것 같다.
현지 학생들의 일상적인 식사문화를 한자리에서 엿보기 좋을뿐더러,
현지식을 비롯하여 다양한 음식을 저렴한 값에 맛볼 수 있는 곳이 대학교 식당이므로.
(그래서 그동안 한달살기 가는 곳마다 시간을 내어 대학교 탐방과 함께
일부러 구내식당을 찾아 식사를 하곤 합니다. 넉넉한 한달살기의 맛이죠.^^)
치앙마이 대학에서 가장 평화롭고 낭만적이었던 앙깨우 호수도 보았고,
학교 식당을 찾아 점심도 맛있게 먹었으니 슬슬 다시 대학 정문 쪽으로 나온다.
학교 정문 앞은 이곳을 방문한 중국인들의 촬영명소가 되어 시종 번잡하다.
우리도 10여 분간 줄 서서... 기다려... 굳이...
인증샷을 찍은 건
안비밀... ㅎㅎ
(2018/1월중순~2월중순, 태국 치앙마이 한달살기 중에 가족카페에 '실시간'으로 쓴 글입니다. 가족카페다보니 격의없이 씌어지거나 미처 생각이 걸러지지 못한 부분들도 있지만, 그 시절만의 옛스러운 정서와 감정에 의미를 두고 공유합니다. 가끔 글 중간에 2025년 현재의 상황과 심정을 삽입하기도 하고, 글 맨아래에도 2025년의 현재 생각을 덧붙이기도 합니다.)
[호]
아마 제가 고등학교 다닐 무렵이었으니 벌써 50여년 전의 일입니다.
제가 살던 대구 봉덕동에는 효성여자대학이 있었습니다.
이 대학은 이화여대,숙명여대에 이어 한강 이남에서는
최고의 여자대학으로 알려져 있던 터였습니다.
당시 이 대학 여대생들은 지금 치앙마이 대학 여학생들처럼
무릎 아래까지 내려오는 까만 치마와 흰 블라우스를 교복으로 입었습니다.
효성여대 정문에는 아침저녁으로 정갈하게 교복을 입은 여대생들이
삼삼오오 몰려다니며 등하교를 했는데, 까까머리 고등학생이던
저에게는 범접불가의 신성한 영역이라 생각되기도 했습니다.
몇년 뒤인지는 모르지만 효성여대도 교복이 폐지되고,
대구가톨릭대학과 통합이 되어
더이상 그런 모습은 볼 수 없었지만
그때는 으레 그러려니하고 이상하게 생각되지 않았었는데
치앙마이 대학에서 교복을 입은 대학생들을 보니 기분이 묘했습니다.
아마 수년 혹은 수십년 뒤에는 치앙마이 대학생들도 교복에서 해방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