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보길 참 잘했구나...
(2018/1월중순~2월중순)
[호]
치앙마이 시내에서 북쪽으로 저 멀리 보이는 산이 도이수텝이다.
태국어로 도이(Doi)는 산이라는 뜻이고 수텝(Suthep)은 산 이름이라고 한다.
태국 북부 치앙마이에서 가장 신성하고 아름다운 사찰 중 하나가
도이수텝에 자리한 사원, 왓프라탓 도이수텝(Wat Phra that Doi Suthep)이다.
시내에서 도이수텝 사원으로 올라가는 방법은 대체로 세 가지가 있다.
첫째는 택시(그랩이나 우버)를 불러서 타고 가는 방법이고,
두 번째는 썽테우를 타고 가는 방법,
세 번째는 오토바이를 빌려 타고 가는 방법이 있는데
우리는 두번째 방법인 썽테우를 타보기로 했다.
썽테우는 색깔별로 노선, 용도가 조금씩 다르다고 한다.
관광객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빨간색은 시내 전역을 이동하는
합승 교통수단(단독으로 타기도 하는데 비용이 올라간다)이고,
노란색은 근교지역 장거리용, 하얀색은 산간 마을 등 외곽 지역 노선이다.
일단 집에서 걸어서 30여분 거리에 있는 치앙마이대학 정문으로 갔다.
도이수텝 가는 썽테우는 시내 여러 군데에서 탈 수 있는데,
치앙마이대학 정문이 도이수텝 가는 가장 가까운 곳이기 때문이다.
해발 1,037m에 있는 도이수텝 사원까지는 구불구불한 언덕길을 30여 분간 가야 하는데
썽테우를 비롯한 각종 차량들이 내뿜는 매연과 흔들림이 합쳐져서
속이 울렁거리는 멀미를 겨우 참고 가야 했다.
그렇게 모두 멀미로 어질어질할 때쯤 썽테우는 도이수텝 사원 아래 도착한다.
위용 있게 길게 뻗은 뱀 모양(Naga, 불교의 뱀신) 조각상이
도이수텝 사원 입구 계단 양쪽으로 이어지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나가'는 고대 인도와 태국 신화에서 신성한 보호자로 여겨져서
이 계단에서부터 신성한 영역으로 향하는 여정을 상징한다고 하는데
구불구불 위로 뻗어 이어지는 곡선의 형태를 쳐다보는 것만으로도 압도적인 힘이 느껴진다.
계단을 다 오르자마자 도이수텝 사원의 전경이 한눈에 펼쳐지는데
그야말로 사방에 찬란히 빛나는 황금색 조형물들 앞에서 눈이 부실 지경이다.
맨 먼저 도이수텝의 상징으로, 중앙에 위치한 첨탑(쳇디)이다.
14세기 란나 왕국 시절(1383년)에 건립한 첨탑으로, 부처님의 사리를 모신 신성한 탑이다.
태국 불교에서 매우 중요한 순례지란다.
치앙마이에서 아주 유명한 도이수텝 사원을 직접 와보니
치앙마이에 왔다면 시간을 내어 꼭 방문하면 좋을 명소가 확실하다는 생각이 든다.
멀미 나는 썽테우를 타고서, 또 기나긴 계단을 숨차게 올라서 바라본,
도이수텝 사원의 독특하고 화려한 모습은
한순간에 마음을 '와보길 참 잘했구나' 하는 포만감으로 채우기에 충분했다.
(2018/1월중순~2월중순, 태국 치앙마이 한달살기 중에 가족카페에 '실시간'으로 쓴 글입니다. 가족카페다 보니 격의 없이 씌어지거나 미처 생각이 걸러지지 못한 부분들도 있지만, 그 시절만의 옛스러운 정서와 감정에 의미를 두고 공유합니다. 가끔 글 중간에 2025년 현재의 상황과 심정을 삽입하기도 하고, 글 맨 아래에도 2025년의 현재 생각을 덧붙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