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리퍼와 샌들. 오래 신다 보면 발바닥, 무릎, 심지어 허리까지 아프다.
햇살이 따가워지고, 바람이 더 얇게 스며드는 계절이 오면 우리는 자연스레 무거운 운동화 대신 슬리퍼나 샌들을 꺼내 신는다. 벗겨지기 쉬운 그 가벼움에, 맨발로 바람을 느끼는 해방감에 우리는 기분 좋은 착각에 빠진다.
하루가 끝나갈 무렵, 발바닥은 쿡쿡 쑤시고, 발목이 뻐근하다. 발가락 사이엔 굳은살이 생기고, 뒤꿈치는 알 수 없는 피로에 무너진다. 가벼운 신발을 신었을 뿐인데, 왜 발은 이렇게 무거워졌을까? 편한 것 같지만, 그 편안함은 발에겐 짐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몰랐다. 슬리퍼와 샌들이 주는 자유로움 속에, 지지받지 못한 발이 점점 무너지고 있다는 것을.
발 아치가 무너진다
대부분의 슬리퍼와 샌들은 발의 아치를 지지해 주는 구조가 없다. 발 아치는 체중을 분산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지지력이 부족하면 족저근막염이나 평발로 이어진다. 아치를 잡아주는 기능성 인솔이 포함된 제품을 고르자. 물론 그냥 운동화가 제일 낫다.
뒤꿈치에 충격이 누적된다
슬리퍼나 샌들은 충격을 흡수하는 기능이 거의 없다. 그래서 바닥으로부터 전달되는 힘이 고스란히 뒤꿈치로 전해진다. 쿠션감이 충분한 소재(EVA, 젤 등)로 만들어진 슬리퍼를 선택하면 충격을 조금이나마 줄일 수 있다.
무릎과 허리에 부담이 간다
슬리퍼는 발을 고정하지 않기 때문에 체중이 고르게 분산되지 않는다. 그래서 걸을 때 흔들림이 생기고, 그 충격이 고스란히 무릎과 허리로 쌓인다. 그래서 아픈 거다. 정 발가락을 드러내야 한다면 발등을 잡아주는 스트랩이 있는 샌들을 고르자. 다 건강을 위해서다.
발가락에 과도한 힘이 들어간다
샌들(일명 쪼리)은 발가락 사이 끈으로 신발을 고정하는 구조라, 벗겨지지 않게 발가락에 힘이 들어간다. 이 동작이 반복되면 발가락 관절과 발등에 피로가 누적된다. 가능하다면 발가락을 감싸주는 뮬 형태의 슬리퍼를 신고, 쉴 때마다 발가락 스트레칭을 자주 해주자.
뒤꿈치 피부가 거칠어지고 갈라진다
슬리퍼를 신으면 발뒤꿈치가 외부에 그대로 노출된다. 바람, 먼지, 자외선, 아스팔트의 열기까지 직접 닿아 피부가 쉽게 건조해지고 갈라진다. 어쩐지 뒤꿈치가 가뭄이 심한 논처럼 계속 갈라지더라니. 매일 저녁 보습제를 바르고, 밤에는 수면양말로 보습을 유지해야 뽀송한 발을 가질 수 있다.
자세가 흐트러지기 쉽다
신발이 발을 단단히 잡아주지 않으면 걸을 때 발목이 흔들리고, 이는 곧 자세 전체에 영향을 준다. 골반과 척추 정렬이 흐트러지면서 허리 통증이나 어깨 결림이 생기기도 한다. 발등을 고정해 주는 슬리퍼를 신자. 이렇게 선택지가 없다면 차라리 운동화를 신는 게 나을지도…?
미끄러지기 쉽다
고무창이 얇거나 마모된 슬리퍼는 마찰력이 낮아 미끄러질 위험이 크다. 특히 실내 타일 바닥이나 젖은 곳에서 자주 미끄러진다. 미끄럼 방지 패턴이 선명하게 새겨진 밑창을 고르자. 슬리퍼 밑창이 닳았다면 꼭 새로 사자. 걷다가 끊어지면 답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