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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필심 Jul 30. 2024

나는 학교폭력 피해자다

학교를 졸업하고도 고통받는 이유

날 괴롭혔던 학교 폭력 가해자들

혹은 그와 비슷하게 생긴 사람들만 봐도


그때 겪었던 트라우마가 상기되고


당시 가해자들의 모습,

괴롭힘이 가해지던 분위기,

대항하지 못했던 무기력한 나 자신

등이 떠오르면서

나의 일상이 망가진다


결국 집 밖을 나갔을 때는

항상 날 괴롭혔던 가해자들을 어디서 마주 치치 않을까

경계심이 높아지고 불안해하며 다니게 된다



이뿐만 아니라

학창 시절 괴롭힘 당한 경험으로 인해


우연히 인터넷에서 보게 되는

'학폭', '괴롭힘', '왕따'

등의 키워드나

관련 영상, 댓글만 봐도


심장이 떨리고

토가 나올 것 같으며

사고 회로가 마비된 것 같다

손도 떨린다

숨이 막힌 듯한 느낌이 들고



필자의 경험상

왕따를 주도하고 누군가를 괴롭히는 가해자들은

대부분 사회생활 능력이 좋은 애들이다


즉 분위기 파악을 잘하고

상대가 어떻게 하면

기가 죽고

혹은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자신에게 호감을

느끼게 하는지를 매우 잘 아는 부류다


이런 애들은 어른이 되어서도

아마 어느 집단, 사회에 가든

적응도 잘하고 성공 확률도 높을 것이다



반면 괴롭힌 당한 피해자들은?


기가 죽는 것이 학습이 되고

눈치를 보게 되고

주눅이 든다


괴롭힘으로부터 받은 분노의 화살은

안타깝게도

본인들의 내부를 향하며

이는 스스로를 더 힘들게 한다



몇 번 괴롭힘 당한 사람은

괴롭힘 당하는 것도

일종의 습관이 되는 것 같다


다른 집단에서는 괴롭힘을 당하지 않더라도

은근 하위 포지션에 속한 느낌


특정 집단에서 소외되었다는 사실은,

스스로가 열등하다는 의식을 가지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피해자들은

힘들다고 주변에

도움을 요청하지 못하고


성인이 되어서도

본인의 과거 경험을 밝히지 못한다


설령 어렵게 밝히더라도,

이해받고 공감받지 못할 때가 많다


슬프고 잔인하지만

어찌 보면 당연한 것 같다


괴롭히는 사람의 수가

괴롭힘 당하는 사람의 수보다 많기에



더 안타까운 건

괴롭힘의 경험이 있는 사람을 만나도

서로 힘이 되어주기 힘들다


본인이 가진 고통이 너무 크니까,

상대방에 공감할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괴롭힘'이라는 단어는 같아도

괴롭힘의 방법, 시기, 종류, 느낌 등은

천차만별이기에.


결국 피해자들은

더욱 고통을 숨기고

연대할 타인을 찾지 못해

더 외톨이가 된다



(자세한 내용은 필자의 브런치북을 참고해주세요)

https://brunch.co.kr/brunchbook/encounterwin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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