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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유진 Sep 10. 2024

주말, 영화

이천이십사년 칠월 십사일

최근 부정적인 감정과 한 몸이 된 듯 어떤 일을 해도 재미가 없었기에 이거 참 큰일이 났다고 생각했다.

영화를 봐도, 드라마를 봐도 미친 듯 재미있다고 느껴지는 작품이 없었다.

주말 내내 집에서 나가지 않았다. 집 밖으로 나가고 싶지 않았다. 넷플릭스와 디즈니 플러스만 들락날락했다.

집에만 있으니 주말을 낭비한 기분이 든다.


영어 공부를 해야 한다. 운동도 해야 한다. 뭐가 그리 어려운지 실천이 안된다. 문제다 문제.

그래도 밥은 잘 챙겨 먹었다. 요리라고 할 것도 없지만 요리를 해서 밥을 챙겨 먹을 수 있는 날은 주말뿐이니까. 주말까지 밖으로 나가면 집밥 먹을 시간이 없다.


우선 글을 써보자. 이대로 주말을 끝내고 싶지는 않아.


'완다비전'을 보고 엘리자베스 올슨이 좋아졌다. 미루고 미루다 드디어 본 '완다비전'. 이토록 비극적인 히어로라니. 완다를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 소중한 사람을 다 잃은 완다. 외로움과 슬픔을 견디지 못해 가상의 세계를 만들어낸 그녀. 완다는 행복하고 싶었을 뿐이다. 아껴주고, 응원해 주고, 사랑해 주고 싶다. 완다 그 자체가 되어 마블의 세계관으로 나를 다시 이끌어준 엘리자베스 올슨의 연기는 오랜만에 나의 가슴을 두근거리게 만들어줬다.


유튜브에 엘리자베스 올슨을 검색해서 그녀의 짧은 영상들을 찾아봤다. 역시 사랑의 감정은 많이 볼수록 커진다. 하지만 금세 볼만한 영상이 바닥나버렸다. 인스타그램이라도 해주면 좋을 텐데 아쉽다.


메릴 스트립, 케이트 블란쳇, 에밀리 블런트, 제시카 차스테인, 브리 라슨, 레이첼 맥아담스, 앤 해서웨이...

샤를리즈 테론, 에밀리아 클라크, 나탈리 포트만, 엠마 스톤, 엠마 왓슨, 안나 켄드릭, 아만다 사이프리드...

또 누가 있을까.


연기는 말할 것도 없고 유머감각과 센스를 겸비한 할리우드 언니들. 그녀들의 필모를 깨며 외국 영화만 보던 때가 있었다. 말도 안 되게 멋있었다. 가끔은 황홀하기까지 했다. 아카데미 시상식과 골든 글로브 시상식 등 할리우드 시상식을 찾아보고, 미국 토크쇼를 찾아보며 할리우드를 동경했다.


인터넷만 있으면 전 세계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고, 세계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모두 알 수도 있지만 우리나라가 아닌 다른 나라 스타를 좋아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언어의 한계도 물론 존재하겠지만, 덕질을 계속할 수 있을만한 재료가 부족하다. 물론 언어의 한계가 가장 크긴 하다.


할리우드에 가고 싶다. 언젠가는 할리우드에 가서 그들과 스치고 싶다는 상상을 하곤 한다. 할리우드가 아니더라도 우연히 해외여행 중에 마주치게 된다면?이라는 상상도 한다. 언젠가 일을 하면서 만나보고 싶다는 꿈을 꾸기도 했다. 만날 수 있을 거라고 생각도 못 했던 배우를 현장에서 만나게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판빙빙도 만나봤으니 실현 불가능한 상상은 아니지 않을까 싶긴 하다.


최근 들어 주말을 이용해 이런저런 작품들을 많이 찾아보려고 하는데 쉽지 않다. 봤던 작품보다는 새로운 작품을 보고 싶어서 열심히 시도 중인데 뭘 봐야 할지 모르겠다. 다 그냥 그렇던데 뭐하나 얻어걸리기를.


'미스 슬로운'이나 '월요일이 사라졌다', '캡틴 마블', '퀸스 갬빗'같은 여성 주연의 여성 서사 작품을 좋아한다.

'어바웃 타임'이나 '시간 여행자의 아내', '미 비포 유'같은 판타지, 로맨스, 멜로 영화도 좋아한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나 '오션스8', '피치 퍼펙트'같은 영화가 더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스릴러도 좋고, 실화 바탕도 좋다. 단, 나의 흥미를 끌어줄 배우가 나와야 한다.


말도 안 되게 재밌는 영화를 보고 싶다. 작품에 푹 빠져들고 싶다.

인생 영화가 나에게도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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