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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까운 너에게

2024.08.06.

by 파란


천진한 기억이 아니었음에도

그대 왜 나를 그리 무던히 바라보는지


끝끝내 웃어 보이겠다면

감히 겪어온 감정을 부정하려는 건지


혹여나 전부 잊었더라면

결국 과거를 기어 다니는 자는 나뿐일 테지


그리도 서로를 할퀴었다 자부했건만

홀로 흉터를 옭아맨 고집스런 자가 되어버렸지


그러니 차라리 스쳐 지나가 주기를

미움 아직까지 손에 쥔 이의 마지막 부탁이니


그 미련 여즉 간직해 버린 이가

부끄럽지 않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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